미세먼지 대응, 직장인·대학생·외국인까지 자원봉사자로 나서 나무심기 총력

최고관리자 승인 2019.04.11 11:17 의견 0

[선데이타임즈=조성민 기자]미세먼지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아침에는 미세먼지 지수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마스크는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호흡기 질환 환자가 늘고 공기청정기 매출이 급증했으며,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라는 뜻을 가진 신조어 ‘삼한사미’는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널리 사용됐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김찬희 학생은 “학교 갈 때마다 잠실타워가 육안으로 보이는지를 보고 미세먼지를 확인하는데, 한동안 거의 볼 수가 없어 미세먼지가 정말 심각한 문제라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김현민 학생은 “코 풀면 까만 먼지가 나오고, 목이랑 눈까지 아프니까… 밖에 나가기 무서워 주말에는 집에만 있게 된다”며,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말했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7일까지 서울시 권역 내 미세먼지 주의보는 16번, 경보는 2번 발령됐다. 최근에는 식목일인 4월 5일까지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으며, 발령부터 해제되기까지의 일수를 합하면, 올해 총 27일 동안 주의보, 혹은 경보 단계가 지속됐다.
 
미세먼지(PM10)나 초미세먼지(PM2.5)의 시간당 평균 농도가 ‘나쁨’과 ‘매우 나쁨’의 경계 수치 이상으로 2시간 지속되는 경우 발령되는 점을 감안하면, 일상에서 시민들이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정도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지휘하는 ‘미세먼지 재난대책본부’와 싱크탱크 역할을 할 ‘연구·정책 자문단’을 출범했다. 또한, 서울시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1,5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도시 숲 조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건 정부뿐 아니다. 시민 자원봉사자들도 발 벗고 나섰다. 지난 5일, 평소에는 각자 회사나 학교로 향했을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이 편한 복장을 하고, 손에는 물을 가득 채운 텀블러를 들고 한자리에 모였다. 총 15개 기업 소속 임직원과 숙명여대, 건국대 학생으로 구성된 300여명은 식목일을 맞이하여 ‘도심 속 나무 심기’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서울 내 초등학교, 한강뚝섬공원, 서울숲, 여의샛강공원, 서울역인근 골목길 등 총 9곳에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높은 느티나무, 주목, 산철쭉 3,000그루를 심었다.

 


 
국립산림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는 1년에 평균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한다. 이들이 심은 나무들은 매년 107kg의 미세먼지를 줄이게 될 것이다.
 
위 연합 봉사활동을 지원한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담당자는 “그저 식목일이라 나무 심는 의무적 활동이 아니라 기업이 연합하여 미세먼지와 환경문제에 대한 공통된 의식과 의지를 갖고 함께 노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들도 미세먼지 줄이기 활동에 동참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중국유학생 36명과 한국대학생 26명이 함께 하는 나무심기 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자원봉사자들은 노을공원에 참나무 80그루와 참나무로 자랄 도토리 씨앗 250자루를 심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17년부터 북경시자원봉사센터(BVF)와 서울과 북경 양 도시 간 공동이슈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참여 활동을 논의하고, 작년에 서울과 북경 각 도시에서 나무를 심는 공동행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이방인들이 공동체 문제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함으로써 서로 같은 서울 시민임을 느끼고, 공동체 유대감을 증진하는 시간이 됐다.
 
작년부터 식목 봉사활동을 이어온 중국인 유학생 Han Heyian(만 24세)씨는 “미세먼지가 중국 때문이라는 보도가 많아 마음이 불편했다”며, “서로 탓하기 보다는 공동의 과제이니만큼 함께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무심기 활동이 처음이라는 한국 대학생 김정한(만 19세)씨는 “중국 학생들과 나무를 심으니, 미세먼지도 지구온난화와 마찬가지로  협력해야 해결 가능한 것임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작권자 ⓒ선데이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