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푸린 원장, “한·중 경제는 경쟁성보다 상호 보완성이 더 크다"

최고관리자 승인 2019.04.13 00:36 의견 0

[선데이타임즈=조성민 기자]주한중국대사관·21세기한중교류협회·한중차세대리더포럼의 공동 주최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힐튼 호텔에서는 1980년대부터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을 설계해 온 츠푸린(遲福林·68) 중국 하이난(海南) 개혁발전연구원장을 초청하여 '한중고위지도자 아카데미' 특별강연을 가졌다.

 

우리나라 정재계 관계자, 학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의 경제구조 전환 추세 속 거시경제 형세’를 주제로 강연을 펼친 츠푸린 원장은 “중국 경제는 소비,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 경제는 단기적으로는 하방 압력이 분명하지만, 앞으로 5~10년 동안 구조 개혁이 진행되면서 더 큰 성장 잠재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이 20년 만의 최저치까지 하락하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된 가운데 중국 저명한 경제전문가인 츠푸린(遲福林) 원장은 중국 경제의 현재 상황은 단기적인 현상으로 진단했으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그는 강연에서 “중국 경제는 현재 매우 중요한 지점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1∼2월 전국 단위규모 이상 산업체의 이윤 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해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5월 이후 최저를 기록한 점 등을 들어 단기적인 하방 압력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츠 원장은 “중국은 산업 구조, 소비 구조 등 경제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단계”라며 “경제 개혁 이행 시 향후 5~10년 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5~6%를 유지하고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25~30%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츠푸린 원장은 우선  중국이 '소비 신시대'로 접어들며 소비가 중국 경제성장의 중요한 엔진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 국내경제총생산(GDP) 성장에서 소비의 기여도는 76%나 넘는다.그는 중국에서 소비 업그레이드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교육·의료·문화 등과 같은 서비스형 소비 발전 잠재력이 크다고 했다.

 

최근 들어 소비 증가율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물질형 소비에 집중돼 나타난 현상으로, 서비스형 소비는 빠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 지난해 주민 1인당 소비지출에서 교육·문화·오락 소비증가율(11.2%), 의료·보건 소비증가율(16.1%) 등이 식품·담배·술(4.8%), 의료(4.1%) 소비증가율보다 높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비스형 소비 증가로 오는 2016~2021년 중국의 소비증가 규모는 최대 1조8000억 달러(약 205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오는 2021년 영국 전체 소비 예상치와 맞먹는 수준이다.  다만 문제는 현재 중국내 서비스형 소비는 수요가 무궁무진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모순된 상황이라고 츠푸린 원장은 지적했다. 이는 중국 서비스업 분야에 시장독점 등과 같은 제약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면서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최근 들어 정부 공공서비스업 시장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시장을 점진적으로 개방하는 등 서비스업 시장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츠푸린 원장은 “중국 경제 구조 개혁이 이뤄지면서 한·중 간 경제 협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시장”이라며, “중한수교 26년 동안 수교 당시 60억 달러였던 무역액은 2018년 2686억 달러까지 증가하였고, 그 증가폭은 40배가 넘는다. 중한 화물 무역액이 한국 화물무역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이상을 넘어서며, 그 중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총수출의 26.7%를 차지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파트너이고, 한국은 중국의 제3의 무역파트너”이라고 했다. 츠푸린 원장은 국방대를 거쳐 1986년부터 중앙정치체제개혁연구소조에 들어간 뒤 중국의 정치·경제 체제 개혁 연구에 매진해 ‘츠 개혁’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중국 경제학계의 석학이다.  


그는 “현 상황에서 중국은 민간 경제 활력이 부족하다”면서 “시장화 개혁을 통해 시장 독점과 행정 독점을 깨고 민간 경제가 시장 수요에 맞게 효과적인 투자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공정 경쟁을 원칙으로 한 비즈니스 환경 최적화 △기업 비용 절감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며 실제로 이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해 ‘2019년 정부 업무 보고’에서 제조업 등 업종의 세율을 현행 16%에서 13%로 하향 조정하는 등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감세 정책과 함께 기업의 사회보험료 부담을 현행 20~21%에서 16%까지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츠푸린 원장은 최근 중국의 소비 둔화와 관련, “특히 서비스 수요는 여전히 높지만 이에 맞는 공급이 부족한 데 따른 것”이라며 “중국은 적극적인 서비스업 시장 개방에 나서고 수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구조 개혁은 한국과 중국 모두에게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 “한·중 경제는 경쟁성보다 상호 보완성이 더 크고, 중국 소비 구조 업그레이드와 수입 확대 정책은 한국에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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