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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 직언했던 박선규 전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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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최고관리자 기자작성일 17-02-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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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규 문체부 전 차관(청와대 전 대변인)
박선규 문체부 전 차관(청와대 전 대변인)

[선데이타임즈=김혜정 기자]지난 해 말부터 시작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연일 나라가 어수선하다. 예년 같으면 새해를 맞아 새로운 다짐과 희망을 꿈꾸고 계획할 시기인데, 지금 온 국민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와 정부 시스템이 이토록 엉망일 수 있는가에 대한 깊은 절망감에 빠져있다. 정말로 이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 것일까? 정말 대통령 곁에는 바른 말 할 수 있는 참모가 없었던 것일까? 왜,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인재들을 곁에 둘 수 없었을까?

 

오늘 인터뷰의 시작은 그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MB 정부시절 기자들 사이에서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참모'로 소문났던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 박근혜 정부에서도 인수위 대변인으로 활동했지만 정작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아무런 공직을 맡지 않고 야인으로 살아온 그는 최근의 국정농단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선데이타임즈가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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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선규 전 차관>

 

<박선규 전 차관과의 일문일답>

 

박근혜 정부 출범에 상당한 역할을 했던 입장에서 요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대통령 탄핵 사태를 보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떠신가?

- 박근혜 정부 출범에 나름의 역할을 했던 입장에서 국민들 앞에 정말 죄송하다. 이렇게 문제가 있으리란 상상은 하지도 못했다. 죽을 죄를 진 심정이다. 죄송함의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화가 난다. 역사적인 책무를 느끼며 얼마나 애를 써서 만들어 낸 정권인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국민을 실망시키고 역사를 후퇴시키고 있는지... 한마디로 참담하고 비통하다.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과 오랜 인연으로 함께 해왔던 것이 드러났다. 인수위 대변인 시절 최순실을 만난 적이 있거나 혹은 최순실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나?

- 존재 자체를 몰랐다. 박근혜 대선 캠프에 처음부터 함께했던 것이 아니라 중간에 대변인으로 발탁되어 들어갔다. 대변인 역할에 충실하느라 다른 곳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지금에야 박근혜 대통령과 문고리 3인방 사이에 개별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게 알려졌지만 대선 캠프를 거쳐 인수위에서 일 할 때는 그들의 관계가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었다.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당시 선거 캠프에서는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 결정한 것들이 나중에 뒤바뀐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 많이는 모르겠고.. 종종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김종인 의원도 그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고.... 당시 ‘왜, 그럴까?’ 의문을 품었던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이번에 비로소 그 수수께끼가 풀렸다. 대통령 뒤에서 저런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됐었구나. 그때 이해가 되지 않던 대통령의 결정이 바로 그런 말도 안되는 구조 때문이었구나.... 오늘의 사태가 참으로 안타깝고.. 거듭 말씀드리지만 너무나도 죄송하다.

 

이명박 정부 대변인과 문체부 차관을 거쳐 박근혜 선거캠프에도 대변인으로 발탁되어서 활동을 했고,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 대변인까지 그 역할이 확대되었다. 그런 점들을 보면 분명 박선규 차관의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해석해 주신다면 고마운 일이다. (웃음) 당시 나는 인기 떨어진 현직 대통령의 대변인 출신인데다 박근혜 후보 본인과는 최악의 관계에 있는 정치적 라이벌의 핵심인물이었다. 그런 나를 다른 자리도 아닌 대변인으로 발탁한데 대해 나 자신도 많이 놀랐고 언론도 많이 놀랐었다. 후보 주변의 친박들은 더 놀랐다고 하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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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에서 근무 당시 박선규 전 차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을 했을 때 요직에 발탁되지 못했다. 왜 그랬다고 생각하나?

- 그건 제가 아니라 발탁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맞지 않겠나? (웃음) 아마도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예스맨이 아니라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었을 것 이다. 거기에 친이가 분명한 친구가 인수위 대변인까지 차지했으니 친박들의 견제가 얼마나 강했겠나? 일일이 열거하지는 못하지만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한번쯤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만 해도 대통령의 판단을 믿었기 때문에... 많이 서운했다.  

 

그렇다면 대변인을 하면서 의견충돌 같은 것이 있었다는 말인가?

- 그런 일들이 몇 차례 있었다. 후보시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당시 저는 정책이나 신념, 후보가 구상하고 있는 정부상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서 야당과 논리 대결을 벌이고 정신없이 언론을 통한 공보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어떤 문제 제기도 받은 적이 없었다. 후보는 물론 선거본부를 책임지고 있던 선대본부장에게서도. 대신 과분할 정도로 칭찬과 격려를 많이 받았었다. 하지만 인수위 활동을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어느 날 당선인이 나의 브리핑 내용과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것도 나에게 직접 한 것이 아니라 유일호 비서실장을 통해. 중요한 것은 그런 문제제기가 사실과 다른 얘기를 근거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상황을 잘 아는 유 실장이 '제가 직접 봤는데 그렇지 않다'고 해명을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흔쾌하게 정리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 뒤로도 그런 일들이 몇 차례 더 반복됐고 그때마다 나는 설명을 해야 했다. 어디선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나를 음해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다행히 해명이 어렵지 않았고 그런 일들이 반복됨으로써 당선인도 나에 대한 '음해'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줄 수 있나?

- 하나만 예를 들어 보겠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국민의 가장 큰 관심은 대통령이 어떤 사람들로 청와대와 내각을 꾸릴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 인수위 대변인으로서 나는 당연히 언론에 대통령의 인사에 관한 철학과 비전을 열심히 설명했다.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국민통합을 최대의 과제로 제시한 만큼 화합인사 할 것이다' '특정 지역을 배려하거나 특정지역을 배제하는 편가르기 인사는 없을 것이다'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능력 위주의 인사가 될 것이다'... 그런 인사의 방향은 당선인이 정치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이후 또 대통령 선거운동기간에 누누이 강조해온 내용들이었다.

 

나는 나의 경우를 예로 들어 그런 원칙을 설명했다. “나를 봐라. 나는 누가 뭐래도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사였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알다시피 박근혜 당선인과 이명박 대통령은 굉장히 사이가 좋지 않은 관계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을 대변인으로 발탁했다. 그게 무슨 의미겠냐? 거기다 나는 호남사람이다. 지역 가리지 않고, 과거도 인연도 따지지 않고 능력 있으면 다 쓰겠다는 의미 아니겠냐? 나를 보면 당선인의 화합.통합 의지가 확실하게 읽히지 않냐?”

 

그런데 어느 날 박근혜 당선인이 그런 얘기들에 문제제기를 했다. 그래서 '이건 제 생각이 아니고 당선인께서 평소 강조하셨던 말씀 아니냐?' 그랬더니, “제가 얘기하는 것 하고 대변인이 말하는 것 하고는 다르죠”라고 하더라. '이해할 수 없다. 제가 대변인인데, 언론이 묻는데... 그것이 어떻게 다르냐?'고 반문하자 '왜 저를 자꾸 피곤하게 하세요? 저를 잘 모르시잖아요' 하고 짜증을 내더라. 나는 그 말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지금은 이렇게 웃지만... (웃음) 그 뒤 진행된 정말 이해 안 되는 일련의 인사들을 보며 왜 그때 그렇게 예민했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저는 스스로를 원칙주의자라고 평가한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제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편이다. 그래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마다 내 생각을 가감 없이 말씀 드렸다. 그것이 참모의 역할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기자들도 아마 그런 내 모습을 지켜보고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참모'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일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인수위 분위기는 그런 참모를 품을 준비가 안 됐던 것 같다. 그 전에 경험했던 MB 정부의 분위기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당선인이나 당선인을 오래 보좌해온 사람들에게는 나의 그런 모습이 굉장히 불편했던 모양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의 눈엔 내가 눈치 없이 대통령에게 대드는 건방진 놈으로만 비쳤던 것 아닌가 싶다.

 

그런 일 때문에 선대위 대변인과 인수위 대변인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출범 요직에서 제외가 된 것인가? 그렇게 이해해도 되는가?

- 기자들 사이에서 그런 소문들이 많이 났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박선규는 눈치없이 바른 말 하다가 당선인의 무시무시한 레이저 광선 맞고 쫓겨난 것이라고. 거기에 친박들의 무지막지한 견제가 더해졌다고 얘기하는 정치권 인사들도 많더라. (웃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인수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중요한 자리를 다 찾아갔다. 인수위 멤버라고 해봐야 유일호, 이정현, 진영, 윤창중, 조윤선, 그리고 나 정도였으니까. 잘 아는대로 유일호 실장은 부총리로, 이정현 의원은 정무수석, 홍보수석으로, 진영 의원은 복지부 장관으로, 조윤선 대변인은 장관 두 번에 정무수석까지... 한데 나만 빠졌다. 그러니 기자들은 물론 나를 기억하는 국민들도 모두 궁금해 했을 것이다. ‘왜, 박선규는 안쓰지?’, ‘왜, 박선규만 계속 물을 먹을까?’ 솔직히 나도 궁금했는데 이번 최순실 사태를 보며 그 이유를 확실하게 알게 됐다. (웃음)

 

그런 이야기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 청와대에서 자리를 제안했지만 본인이 거절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얘기다. 청와대에서 자리 제안은 있었다. 그러나 내가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정부 출범 후 3월 어느 날, 청와대에서 전화가 왔다.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놀랍게도 4년 전에 거친 비서관 자리를 얘기했다. 어이가 없었다. 나는 그 후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까지 거친 사람 아닌가? 더욱이 나와 함께 인수위 대변인을 하던 조윤선은 장관으로 자리를 잡았고 문화부에서 차관을 함께 하던 모철민은 교육문화수석으로 임명된 상태였다. 그들 밑으로 가라는 것이었다.

 

전화를 끊고 궁금해졌다. 무슨 의도일까? 정말로 내가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안한 것일까? 정말 내가 필요했다면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하는 것이 마땅했을텐데 그것도 아니고... 아마도 인수위 대변인까지 지낸 나에게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꾸민 일은 아닐까? 내가 받을 수 없는 자리를 던져놓고 박선규가 안 받았다고 바깥에 소문내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계획한 일은 아닐까 생각됐다. 요즘 일부에서 '박선규가 청와대 자리를 거절했다더라'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그 당시 추측이 틀리지도 않았던 것 같다. (웃음)

 

그럼 능력을 인정받았음에도 대통령 당선인과의 의견충돌로 인해 정부 출범 요직에서는 제외가 된 것도 맞고 차후 청와대에서 제안이 왔으나 사양했다는 것도 맞다는 것인가?

- 앞에 설명한대로 형식논리상 맞는 얘기다. 그때 아마도 내가 비서관직을 받았다면 얘기꺼리가 많이 나왔을 것이다. (웃음) 그런 일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나의 인사와 관련해 어디서도 단 한마디 불평이나 불만도 제기하지 않았다. 누워서 침 뱉는 일 아닌가? 한데 최순실 농단 사건이 터진 후 '축하한다(?)'는 소리 많이 듣고 있다. '장관이든 수석이든 박근혜 정부에 들어갔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정말 다행'이라고. 이런 상황을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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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핵심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있다. 말 그대로 초토화가 됐는데  왜 문체부가 이렇게 타킷이 되었다 생각하는가? 문체부 차관까지 지낸 입장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입장은?

- 어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렇게까지 됐는지 정말 참담하다. 21세기에는 문화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이 문화융성을 강조한 것도 맞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문화체육관광부의 위상이 더 높아지고 국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했는데 오히려 국정 농단의 핵심 타깃이 되고 성실하게 일만한 직원들은 고개를 못 들고 다닐 처지가 됐으니... 정말 화가 난다. 다른 것보다 대통령이 스스로 농단의 무대를 펼쳐줬다는 사실에 울화가 치민다.

 

문체부는 정부 다른 부처들과는 달리 예산의 상당부분을 지원예산으로 쓰고 있다. 예산의 규모도 많이 커져서 내가 차관으로 있을 당시 3조 5천억 정도 됐는데 지금은 7조 정도 된다. 4년여 만에 예산이 배로 늘어난 것이다. 그런 문체부의 특성, 특히 지원예산이 많은 분야인 것을 알고 최순실 일당이 먹잇감으로 삼았던 것이라 판단된다. 사실 구조만 알면, 장차관의 협조만 받으면 얼마든지 예산을 빼먹을 수 있는 구조다. 그래서 그들이 장관 인사 차관 인사에도 손을 쓴 것이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오늘과 열심히 일한 직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많이 아프다.

 

문체부 예산을 빼돌려 사용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바로 ‘블랙리스트’ 존재이다. 차관 시절에도 ‘블랙리스트’ 라는 것이 있었나?

- 블랙리스트라는 이름 자체가 어감이 좋지 않다. (웃음)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인데 단언컨대 지금까지 어느 정부에나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구분은 다 있었다. 김대중 정부나 참여정부에도 마찬가지다. 그런 사실 다 알면서도 이런 일이 마치 처음인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정치인들은 참으로 뻔뻔한 사람들이다. 특별히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일을 너무 무모하게 노골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김대중 정부 들어서면서 그 전에 문화예술분야에서 지원을 많이 받던 기관들의 지원이 줄어든 반면 김대중 대통령을 지원하던 그룹에는 예산 지원이 많이 늘어났다. 참여정부 역시 그전에 지원받던 기관들은 뒤로 밀리고 듣도 보지 못한 단체들이 급작스럽게 대표기관으로 부상해 예산을 굉장히 많이 받아갔다. 예산만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기관의 높은 자리들도 대부분 입맛에 맞는 자기편들로 채웠었다. 그랬던 사람들이 오히려 더 손가락질 하며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으니...

 

오해하지 마시라. 그렇기에 블랙리스트가 당연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에서 블랙리스트같은 것은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그런 시도조차 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제도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를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은 자기반성이 먼저라는 것이다. 블랙리스트가 문제가 되는 건 우리 헌법에 표현된 사상과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헌법정신을 위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와 성숙한 시민의식은 웬만한 것은 다 소화하고도 남는다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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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직접 지목해 옷을 벗은 노태강 국장과 차관시절 같이 일하셨을 텐데 노태강은 어떤 사람이었나?

- 대통령이 ‘나쁜 사람’ 이라고 했다는 노태강은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좋은 사람’ 이고 '유능한 공무원'이다. 우직하리만치 남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다. 동료들 사이에 평판도 좋다. 그러니 승마협회에 대해서 보고서를 쓰라는 윗선의 지시를 우직한 원칙으로 행한 것이다. 눈치 보는 사람, 머리 돌리는 약삭빠른 사람이었다면 그렇게 썼을까? 주문생산인데? 그런 사람이었다면 주문한 사람 기분 좋게 썼을 것이다.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프다. 이렇게 유능한 친구들이 공직을 떠나는 현실, 그들이 쫓겨 나는 모습을 보면서도 지켜주지 못하는 현실, 평생의 열정을 바친 조직과 국가에 배신감을 갖고 떠나게 하는 현실이 너무 아프다. 최순실 사태로, 소신없고 비겁한 장관 차관 아래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망가지고 유능한 인력들이 사라졌다. 앞으로 21세기의 문화융성 사업을 누가 이끌 것인가? 무너진 문체부를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인가.... 참으로 걱정이 많다.

 

그런 부분에서 원칙을 지키며 바른 말을 하다 좌천된 노태강 국장과 박 대변인의 처지가 비슷하신 것 같다.
- 안타까운 얘기다. 이번 사태를 야기한 핵심원인이 바로 그것이다. 바른 말 하는 사람들을 배척했다는 것, 그런 대통령의 심기를 살펴 주변엔 듣기 좋은 말 하는 사람들만 포진시켰다는 것, 그 과정에서 시스템의 작동이 멈춰버렸다는 것. 그런 한심한 상황속에서 한숨 쉬고 눈물 흘린 사람들이 어찌 노태강과 박선규 뿐이겠나? 사회 구석구석에 한없이 많을 것이다. 그들이 스스로의 힘에 취해 바른 말 하는 사람들, 자신들의 의견에 반하는 사람들을 혼내고 배척하는 데는 성공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댓가를 지금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 아닌가? 안타까운 것은 못난 그들 때문에 애꿎은 국민들이 더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인데... 참으로 답답하다.
 
이 모든 문제가 발생된 원인이 최순실에 국한되어 있다고 생각하나?

누가 뭐라 해도 이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조금만 들여다봤으면 얼마든지 확인하고 막을 수 있는 일들이었다. 주변의 시스템만 작동 됐다면 진작에 바로 잡혔을 문제들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독선과 무지가 최고 수준의 시스템을 무력화시켜 버렸으니 누구를 탓할 것인가? 수석이나 장관이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하지 못하는 나라, 비상상황에도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몰라 보고서를 여러 곳으로 보내는 나라, 최고 수준의 공무원들보다 탐욕스런 강남 아줌마가 더 신뢰받는 나라, 이익을 챙기기 위해 장차관 인사도 대사 인사도 그런 사람들이 주물럭거릴 수 있는 나라.... 이게 현재 드러난 우리나라의 수준이고 이런 일들을 만든 것이 대통령 아닌가? 대통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부끄럽고 죄스러워서 얼굴을 들지 못해야 한다. 국민 앞에 참회의 심정으로 석고대죄를 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아직도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나라의 체면도 국민의 어려움도 모르는체 격이 떨어져도 한참 떨어지는 자기변호에만 목을 매는 모습이 애처롭다. '그래, 저 정도의 수준이니 문제를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겠지..' 생각하다 가도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 

 

참모들에게는 문제가 없었던 것인가? 대통령 한 사람만의 문제인가?

- 그렇지 않다. 마땅히 참모들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한다. 대통령이 바로 보고 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이 참모다. 나는 참모의 기본 자세는 '보스가 보지 못하는 곳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스가 보는 쪽만 바라보고 보스가 생각하는 방향만 살핀다면 굳이 그런 참모가 왜 필요하겠나?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피할 때, 대통령이 지나치게 비선에 기댈 때, 대통령이 콕 찍어서 나쁜 사람을 얘기할 때, 대통령이 기업의 소소한 문제까지 지시할 때.... 본인의 직을 걸고서라도 바른말을 하는 참모들이 있어야 했다. 청와대에서 우병우를 포함한 조윤선, 김기춘, 안종범 같은 분들이 해야 했고 당에서는 이정현, 최경환, 윤상현 같은 사람들이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알면서도 하지 않은 것이다. 진언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런 분위기 속에서 본인들 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이익을 취하는 데만 정신없었던 것 아닌가?

 

인수위 대변인까지 지냈기에 저에게도 ‘너는 그때 뭐했느냐?’ 묻는다면 저도 할 말이 없다. 몰랐다고 변명한다고 그게 변명이 되겠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박근혜 정부 출범에 역할을 했던 입장에서 국민들 앞에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오늘의 현실이 너무 참담하다. 그런데 지금 보면 함께 열매를 나눠 먹은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 ‘내 잘못입니다’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 그것이 또 슬프다.

 

역사는 분명히  기록할 것이다. 가장 큰 잘못 대통령. 두 번째는 참모들 그리고 정부를 같이 이끌어갔던 여당의 핵심 친박 의원들. 그리고 야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회의원이 뭔가? 국민을 대신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거기에 맞게 대응하고 법을 만들어서 견제하는 것이 임무 아닌가? 그래서 막강한 권한을 준 것 아닌가? 그런데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처럼 촛불민심에 올라타 돌팔매질만 하고 있으니.... 지금 높은 자리에 앉아 큰소리치는 사람들 가운데 누가 과연 오늘의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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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본인이 대통령 옆에서 청와대 수석이나 장관을 했다면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 사실 여러 차례 생각해봤다. 내가 과연 대통령 옆에 있었다면 오늘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을까? 내가 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 유감스럽게도 대답은 '못했을 것이다'이다. 대통령에게 직언은 했을 것이다. 그러다 무력감을 느껴 도망 나오거나 쫓겨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그런 작은 몸부림이 큰 흐름을 막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무력감도 느끼고 다른 한편으로 그때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은 것에 약간의 안도감도 느낀다. 우습다.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는 내 자신이. 
 
그렇다면 흔들린 대한민국을 다시 세울 방법이 있을까?

- 당연히 다시 세워야 한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촛불로 나타난 민심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믿는다. 광장의 민심은 '대통령 한명 물러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내 믿음이다.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의 잘못된 인식과 시스템을 싹 바꾸라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차원에서 개헌도 고민되고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어야 한다. 산업화 시대까지 통용됐던 우리 사회의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도 청산해야 한다. 특별히 정치 분야에 젊은 인재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다른 무엇보다 국민이 주인 되는 사회,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이, 고위 공직자들이.... 이땅의 모든 지도급 인사들이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게 해야 한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들이 중요한 자리에 가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갈 수 있도록 분명하게 국민의 힘을 보이고 그것이 제도화 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선거가 중요하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되더라도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선 주자들 중에서 그런 역할을 잘 해 낼 것 같은 인물이 있다면?

- 유감스럽게도 제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고 하는 문재인 전 대표는 인간적으로 장점이 많은 분이다. 마음이 참 따뜻한 분이라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인간적 장점이 국가 지도자의 자격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것이다. 국가 지도자는 인간적으로만 좋아서는 안된다. 국민을 안심시키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끌고 갈 수 있는 철학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분은 철학과 비전을 보이지 못한다. 4년 전의 미숙함을 조금도 벗질 못했다. 오히려 조금 더 경솔해진 것 같다. 본인이 참여정부 시절 해놨던 이야기들조차 다 뒤집고 있다. 사드 얘기만 봐도 그렇다. 얼마나 왔다갔다 하고 있나. 정책 중에서 제일 나쁜 것이 왔다갔다 하는 정책이다. 얼마 전에는 사병들의 임기를 일 년으로 단축하겠다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나중에 18개월이라고 말했지만 군대에 갔다와본 사람들은 안다. 최소한 15개월 정도는 되어야 군인이 자기 한 몸 추릴 수 있을 정도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 때는 그게 상병 계급이었다. 그런데 일 년 얘기도 나오고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저분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대한민국 정부보다 북한정부를 염두에 두고 그쪽을 더 위한다는 생각을 갖게 오해하게끔 하는 말들이 너무 많다. 이래서 믿고 맡길 수 있겠나?

 

반대쪽에서 반기문 총장이 입국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두고 봐야겠지만 최근 입국해서 한 행보들을 보면 미덥지 않다. 국민이 필요한 얘기를 못해주고 있다. 그냥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 말고는 메시지가 없다. 그렇게 하면 안된다. "정치 싹 갈아엎겠다. 국민들이 정말로 주인행세 할 수 있도록 국민위한 세상 만들어 가는데 내 모든 걸 걸겠다. 내 목숨을 던져서라도 대한민국의 안보는 지켜내겠다. 십년동안 유엔사무총장을 지내오면서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그것으로 경제문제 풀고 안보문제 풀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겠다. 내가 이 나이에 무슨 욕심이 있다고 욕먹어 가면서 이 짓 하겠는가?" 이렇게 강력하게 말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다른 때보다 더 국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켜봐야 한다. 지금 나온 후보들이 순간적으로 촛불민심에 올라타 인기영합하려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분명히 가려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아픈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 그것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어느 쪽에서도 같이 해보자는 얘기는 없지만 나로서는 한차례 실패의 경험이 있다.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했고 성공을 했다. 그런데 그 성공이 대한민국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었다.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제 개인의 선택이 이제는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았기 때문에 도와달라고 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입장인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지도자가 누구인지 그분들이 내놓은 이야기들이 믿을만한 것인지 나름대로 꼼꼼하게 따져 볼 것이다. 그런 가운데 그래도 이분이 낫겠다 싶은 분이 같이 일해보자, 도와달라고 하면 그때 가서 정말 엄격하고 까다롭게 제 스스로 다지고 판단을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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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질문을 하겠다. 최근 근황은 어떠한가?

- 요즘 얼굴이 좋아졌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웃음) 선거 끝나고 지난 4년 동안 못했던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아내와 딸 둘, 아들 하나 이렇게 네 사람과 각각 일대일로 여행을 다녀왔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그동안 못했던 얘기들,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고 듣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 정책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기자로서 방송 현장도 뛰어봤고 청와대와 정부에서 정책을 만들기도 했고 또 집행도 해봤기 때문에 나누고 싶은 얘기가 많은데 다행히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가끔씩 방송 출연도 한다. 나가서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으로 흘러가는 잘못된 흐름 또는 경도된 분위기를 바로 잡아주려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전국에서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강연도 하면서 그동안 생활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부분에 대해 보충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KBS를 대표하는 앵커였기 때문에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맡아달라는 섭외가 들어왔을 것 같은데?

- 맡아 달라는 곳이 있기는 하다. 고마운 일이기는 하나 지금은 스스로 피하고 있다. 솔직히 과거 CNN의 래리킹 라이브 같은 고품격 정치 토크쇼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방송 진행은 사양했지만 대신 몇 군데 고정 출연은 하고 있다. 카메라 앞에 앉으면 지금도 편안해지고 행복감이 밀려온다.
  
평소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 현재도 대학 강단에서 미래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는데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 교육 말고는 답이 없다고 믿는다. 교육은 희망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교육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교육인데 내가 말하는 교육은 단순히 가르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훈련으로 이어져 몸에 익히는 단계까지 가야한다. 어떤 좋은 가르침도 자기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의미를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 수단으로 다양한 경험을 꼽는다. 그렇기에 정부의 정책도 자라나는 세대, 젊은 세대에 경험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어른들의 가장 큰 책무는 아이들에게 스스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사단법인 ‘더불어꿈’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진 단체인가?

- ‘더불어 꿈’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은 아주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다. 어린 시절 정말 힘들게 자랐는데 철들고 뒤를 돌아보니 내가 그 자리에 갈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이 고맙게 느껴졌다. 그분들에게 고마움을 갚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나같이 여전히 어려운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내게 주어진 역사적인 책임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만든 것이 사단법인 ‘더불어 꿈’이다. 목적은 하나다.

 

자기 돈 내고 외국갈 수 없는 아이들, 자기 돈 내고 문화체험 할 수 없는 아이들, 소외되어서 기죽어서 위축되어서 친구들 앞에서 목소리 한 번 내볼 수 없는 아이들에게 자기 스스로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주는 거다. 그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통해서 성장하고 그렇게 성장해 사회에 나간 아이들이 나와 같은 아이들을 도와 줘야겠다는 역사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하는 아이들로 키워내는 것이다. 올 봄부터는 ‘더불어 꿈’ 활동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이 사업에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셨음 정말 좋겠다. 대한민국 땅에서 백년의 역사로 이어지는 자랑스러운 청소년 단체로 키워내고 싶다. 그 가능성을 이미 확인했기에 힘이 난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 특별한 욕심이 없다. 많은 분들이 앞으로 정치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데 나의 의지나 욕심에만 달린 것은 아닌 것 같다. 우선은 새로운 직업인 교수로서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 처지에서 몇 년 뒤의 일을 장담하는 우는 범하지 않으려한다. 기회가 된다면 지난 4년 동안의 경험을 책으로 써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우리의 희망을 키우는 ‘더불어 꿈’ 사업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셔야 하는 바쁜 한해가 되겠네요.

- (웃음) 예~ 많이 도와주세요.

 

서울 영등포 ‘더불어 꿈’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박선규 전 차관은 진정으로 시대의 변화를 원했다.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대한민국에 희망이 생긴다고 주장했던, 또 인수위 대변인으로 박근혜 정부의 무지개 빛 약속을 설파했던 자신의 역할에 깊은 자책을 하고 있었다.

 

박근혜 정부를 만드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음에도 대통령과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었고, 중요한 자리에서 국가를 위해 많은 일을 할 것이라 믿었음에도 그러지 못했던 이유를 하나하나 풀어 나가는 박 전 차관의 눈빛에서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우리는 지도자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잘못 선택된 지도자 한 사람이 나라를 얼마나 위태롭게 하는지, 국민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설상가상,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의 미국과 대국 흉내를 내면서도 치졸한 사드 보복에 매달리는 시진핑의 중국, 갈수록 군국주의의 부활을 노골화하고 있는 아베의 일본, 무자비한 힘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푸틴의 러시아, 여기에 위험한 핵을 장난감 삼으려는 철없는 김정은의 북한까지... 우리를 둘러싼 주변국의 압박은 실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 우리는 곧 19대 대통령을 뽑게 된다. 자천타천 수많은 인물들이 위기의 대한민국호를 이끌어 보겠노라고 깃발을 흔들고 있다. 누구를 택해야 할까? 과연 누구를 뽑아야 내 자식들의 미래에 희망이 생길까? 두 눈을 부릅뜨고 살필 일이다. 냉철하게 따져보고 무겁게 선택해야 할 일이다. 2시간여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는 길, 잔뜩 찌푸렸던 하늘에서 기분 좋은 함박눈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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