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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강원국제비엔날레’, 흥행 안고 성공적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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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최고관리자 기자작성일 18-03-1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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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타임즈=김수정 기자]‘악의 사전’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로 개막 초반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은 ‘강원국제비엔날레’가 관람객 20만 명을 끌어 모으며 44일간의 공식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월 3일 개막해 18일 막을 내린 이번 전시에는 전 세계 23개국 58작가(팀)이 총 130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들은 난민‧전쟁‧인권‧자본주의‧계급주의‧환경‧소수자 등, 동시대 인류공통의 문제를 거침없는 시각언어로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주제인 ‘악의 사전’은 논란을 낳음과 동시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문화올림피즘 실현에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제와 관련해 강원국제비엔날레 홍경한 예술총감독은 “상생, 화합, 평등, 평화를 포함해 승리 보다 참여, 성공보다 노력, 인간가치 회복과 같은 올림픽정신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극복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악의 사전’은 올림픽정신인 평등과 평화, 인간가치는 어디서 찾아야하는지를 되묻는 역설적 명사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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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평한 지역작가 안배 없애고 주제 부합여부로 작가 선정

강원국제비엔날레는 여타 비엔날레에서 그동안 의무적으로 할당했던 지역작가에 대한 안배를 과감히 배제하고 정치적 계산 없이 작가를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많은 비엔날레들이 지역인사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특별전’ 형식으로라도 배려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홍경한 총감독은 “지역프리미엄을 요구하는 일부 지역작가들의 반발과 지역 내 흥행의 어려움이 예상되었지만 단지 강원도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일정한 자리를 내주는 행태는 오히려 역차별을 조장하고 불공평하다 생각해 처음부터 강원지역 출신이나 거주 여부는 작가 선정 기준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지역에서 열린다고 무조건 지역작가를 수용하는 태도는 오히려 “작가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슬픈 관행일 뿐”이라고도 부언했다.

 

대신 베니스비엔날레, 카셀 도큐멘타 등 주요 국제전과 미술관, 갤러리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현대미술 거장들과 국내‧외 신진 작가들을 적절히 선정해 균형감을 갖췄다.

 

이집트의 와일 샤키나 레바논의 아크람 자타리, 스위스의 토마스 허쉬혼, 왈리드 라드, 이완, 임흥순, 김기라와 같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가들과 고(故) 박종필 감독 및 정연삼, 서고운, 고등어 작가처럼 그동안 국제무대에 낯선 작가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기존 미국이나 유럽권 중심에서 벗어나 아프카니스탄, 모잠비크, 레바논, 시리아, 러시아 등 동시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고루 포진시켜 주제의식을 명료하게 드러낸 것도 전시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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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비엔날레 선정 등, 국내‧외 언론 호평
‘악의 사전’이라는 주제의 명확성은 작가 선정의 폭을 좁게 만들었다. 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고, 좀처럼 보기 힘든 작품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명료한 기획과 전시 수준은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고른 호평을 받았다. 약 2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흥행의 단초가 됐음은 물론이다.

 

 강원국제비엔날레에는 국내 주요 언론을 포함해 외신들의 시선도 이어졌다. 미국 CBS, 올림픽 주관 방송서비스를 맡은 OBS, 독일 공영방송 ZDF 등, 해외 주요 외신들도 앞 다퉈 강원국제비엔날레를 소개했다.

 

특히 공신력 있는 매거진인 홍콩‧싱가포르 태틀러(Hong Kong Tatler, Singapore Tatler)는 2월호에서 ‘여행할 가치가 있는 10대 비엔날레’로 시드니비엔날레, 베를린비엔날레와 함께 강원국제비엔날레를 선정했으며, 인도네시아의 저명한 미술전문지인 사라바티(Sarasvati) 또한 ‘올해 주목해야할 세계 10대 비엔날레’로 강원국제비엔날레를 꼽아 화제가 됐다.

 

이밖에도 스페인, 이집트, 아르헨티나, 중국, 일본 등 다양한 외신에서 강원국제비엔날레를 타전했다. 매체들의 뜨거운 관심은 보도횟수만 무려 1100여회라는 남다른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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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제비엔날레 성공요인은 ‘조직력’
비엔날레는 전 세계적으로 200여개에 달한다. 한국에만 20여개가 넘는 비엔날레가 난립할 만큼 양적 팽창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가 개최될 당시의 뜨거운 호응과는 달리 최근 비엔날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예전 같지 않다.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는 시들해졌고 정치적이고 상업적으로 변질되었다는 인상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생 비엔날레인 강원국제비엔날레는 콘텐츠 중심의 비엔날레로 방향전환을 시도하며 작품 수준 및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관객 및 전시 수준면에서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강원국제비엔날레의 성공요인은 무엇보다 ‘조직력’이었다.

 

강원국제비엔날레 조숙현 큐레이터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적인 주제와 작품에 대한 공감도 비엔날레를 성공으로 이끈 나침반이었지만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세밀한 조직력이야말로 진정한 성공 요소”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원국제비엔날레는 홍경한 총감독을 주축으로 유리, 이훈석, 조숙현 큐레이터, 그리고 미술전람회팀 및 홍보마케팅팀, 대외협력지원팀 간 철저한 분업과 전문성, 책임의식으로 완성됐다. 여기엔 참여 작가들도 포함된다. 그들 또한 예술에 대한 열정과 순수성으로 전시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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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제비엔날레가 남긴 과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문화올림피즘 실현에 주춧돌이 된 강원국제비엔날레는 변변한 전시장 하나 없는 상황에서 날카로운 주제와 치밀한 조직력으로 국내 정상급 비엔날레 못지않은 행사로 우뚝 섰다.

 

올해의 경우 일몰제 적용 대상이 되어 국가예산을 받지 못하게 되었으나 2016년까지 매회 80억 원에서 100억 원에 이른 광주비엔날레나 40억 원대인 부산비엔날레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예산(약23억 원)으로 일군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나마 전시장 건축비 약7억 원을 제외한 실제 가용예산은 16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재정적, 환경적 어려움 속에서도 콘텐츠로 승부하며 높은 전시 수준과 흥행을 보여준 강원국제비엔날레는 화려한 성적만큼이나 국제적인 행사를 위한 하드웨어 구축의 필요성과 조직의 연속성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이 가운데 도립미술관 하나 없는 현실은 시급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시장이 없다는 건 콘텐츠를 펼칠 무대가 없다는 것이기에 차후 비엔날레 개최 시 진행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강원국제비엔날레의 경우만 해도 전시장이 부족해 컨테이너 전시장을 새롭게 지어야 했다.

 

조직의 연속성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았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공식루트를 통해 “2018동계올림픽의 문화올림피즘의 승화와 문화유산 창조를 위해 강원국제비엔날레를 개최한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그러나 비엔날레를 주관한 (재)강원국제미술전람회민속예술축전조직위원회는 올해 안으로 청산절차를 밟으며, 직원들도 계약만료에 따라 뿔뿔이 흩어질 처지에 놓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강원국제비엔날레를 강원도의 문화적 자산으로 남기기 위해선 지금부터 차후 전시를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지난 2월 24일 개최된 강원국제비엔날레 학술세미나에서 부산현대미술관 김성연 관장을 비롯한 토론자들은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이 이룬 유무형의 가치가 증발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전시환경 구축 및 조직의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강원국제비엔날레를 진두지휘한 홍경한 예술총감독 또한 “말로만 레거시를 외칠 것이 아니라 강원국제비엔날레가 진정한 강원도 문화유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행·재정지원과 예술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엔날레 특성상 시간도 그리 많은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강원국제비엔날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큰 만큼 강원도의 정책과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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