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칼럼

초고령사회와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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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최고관리자 기자작성일 18-12-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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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2017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14.2%)가 사상 처음으로 14%를 넘어서 고령사회가 되었다(통계청, 2018). 2026년에는 노령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정부는 최근 출산장려정책보다는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미래세대에 대한 사회투자를 확대하는 데 저출산고령화정책의 중심을 옮기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13년 동안 200조 원이 넘는 예산(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06∼’10] 42.2조 원, 2차[’11∼’15] 109.9조 원, 3차[’16∼’20] 중 작년까지 116.75조 원)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은 높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전 세계 최저 수준이며,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인구도 2030~2035년 사이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이 감소하고 연금도 이전의 예측보다 빨리 고갈되면서 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상태 그대로 아무 대책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는 가정 아래에서만 그렇다. 하지만 특단의 대책이 ‘도로 출산장려대책’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정책 목표가 저소득 국가의 높은 합계출산율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저소득 국가들은 한국의 저출산을 부러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인구가 고령화되면 좋은 점은 없을까? 적어도 지구온난화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할 말이 생기게 된다. 우리나라가 회원으로 속한 OECD의 과거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 증가할 때마다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1.55% 감소한다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는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정부의 예상보다 더 빨리 감소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비교 대상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인구추계를 보면, 한 가지 특이한 것이 있다. 우리나라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지만, 언제나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더 나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미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65세 이상 인구 비율도 늘 우리보다 높다.

 

지난 10월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2018년에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2.8% 성장하고 일본은 불과 1.1% 성장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언론 보도를 보면 일본이 요즘 잘 나간다. 실업률이 최저이고, 경제가 호황이라고 한다. 저출산·고령화의 추이는 분명히 우리나라보다 나쁜 것 같은데 말이다. 사실 실업률이 낮은 것보다, 일본은 고용률이 높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소득주도성장이 더 쉬울 것 같다.

 

그래서 일본과 우리나라만 따로 떼어서 비교해 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일본의 1990년대와 비슷하다. 물론 그래서 우리나라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더 높아진 것을 보면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벗어난 비결이 출산장려정책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생산가능인구가 비생산인구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은 어떻게 변해왔고, 또 앞으로 변해갈까?  일본의 부양인구비는 가장 낮을 때의 수준이 우리나라의 2020년~2025년 사이의 부양인구비와 비슷하다. 일본의 현재 부양인구비는 우리나라가 2030~2035년에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앞으로도 일본이 ‘잘 나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10~20년 후 인구구조를 보이는 이 나라가 지금 우리가 걱정하는 만큼 망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의 연구는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높은 것보다는 40~49세 인구의 교육수준이 훨씬 더 한 나라의 경제성장을 좌우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우리나라의 장래가 어둡지 않다. 2017년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서 고등학교를 마치는 인구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1등이다(OECD, 2018b). 또 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에서도 최근 성적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OECD에서는 상위권이다.

 

다만, 대학에서의 교육(혹은 대학입시까지만 집중된 교육)을 개선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학 교육 효율은 적어도 ‘어떤 정보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는 OECD 평균을 밑돌기 때문이다. 대학교육(Tertiary)을 받은 국민의 언어능력(문서화된 글을 이해·평가·활용하며, 글로써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비교해 보면,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평균보다 낮지만 일본은 최고 수준을 보인다.

 

다가올 초고령사회가 경제와 사회에 악영향만 끼친다고 걱정하고 있지만,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에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고, 청년 고용과 노동에 대한 처우 개선 등 긍정적인 면도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를 보면 경제의 성패가 인구 문제로만 귀착되는 것이 아니라, 충실한 교육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 없었던 미래의 인구구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선제적으로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 언급한 교육 문제뿐만 아니라 OECD에서 우리나라가 늘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오는 고용 보장과 사회보장을 위한 기반제도를 구축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해야 사회와 환경이 어우러져 지속가능한 사회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 길을 걸을 때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우려도 불식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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