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칼럼

실력이 권력에 우선하는 공정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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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권영출 기자작성일 19-04-2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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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장석민]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의 경제 발전과 사회 발전을 이룩하여 이제는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정치의 후진성으로 말미암아 선진국 진입이 지체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 것은 우리나라 사회의 각 분야가 나름대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모든 것이 도약을 위한 마지막 입법이나 타협과정에서 그리고 고위직 리더 선정과정에서 정치권력의 암투에 막혀 전진을 못하고 지체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정치가 막힌 곳을 뚫어주거나 장애물을 치워 주기 보다는 걸림돌로 작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선진국 발전의 역사를 살펴보면 실력 있는 인재의 양성과 등용을 위해 노력한 과정으로 이해된다.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은 개인 능력의 객관적 평가에 따라 공직의 사회적 지위와 권한이 부여되는 능력주의(Meritocracy)를 정립하였다. 미국도 과거에는 선거에서 집권한 정치 세력이 관련 정치인이나 추종 인물들로 공직 전체를 교체하는 엽관제도(Spoils System)를 채택하였으나, 실적이나 경험 및 능력에 대한 고려보다는 연고 및 정실에 의한 임용 피해가 너무 심해지면서 새로운 입법을 통하여 객관적 능력 검증에 의해 공직을 임명하는 능력주의를 채택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이러니 하게도 개발 독재 시대에 고시제도를 통하여 이러한 능력 중심주의를 실천했고 국가 발전도 도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민주화 이후에도 정치권력이 다방면에 내밀하게 영향을 미치면서 실력주의를 무력화 시켜오고 있다는 것이다.

 

권력이 실력을 지배하는 사회는 후진국가다.
우리나라도 형식적 틀은 민주사회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력과 하부 권력이 행사되는 내막을 드려다 보면 전제주의나 독재주의 시회의 사고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음서제도, 엽관주의 및 정실주의 인사 관행이 현실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지기 때문이다. 정당도 정치이념이나 정치철학으로 형성되기 보다는 그때그때 집권 가능성에 따라 이합집산 하는 패거리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정당이 만들어지고 연륜이 짧다 보니 형식은 선진국의 정치제도와  인사제도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패거리끼리의 정실주의 및 권력자의 개인적 연고주의 인사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정 피아”니“관 피아”또는 코드 인사라는 라는 유행어가 말해주 듯 고위직 인사에서 권력의 내밀한 관계에 의한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러한 정치적 환경에서는 전문성과 실력을 쌓기 보다는 정치에 빽 줄을 대려는 풍토가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인재 등용의 역사를 살펴보면 고대 국가들이 다 그러했듯이 고려 시대 이전부터 양반 귀족의 신분과 혈족 중심으로 등용하는 음서(蔭敍)제도의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고려 때에 과거제도가 중국으로부터 도입되긴 하였으나 음서제도의 전통은 면면이 이어져 왔다. 인사가 만사라는 일화를 남겼던 전직 대통령 좇아도 인사를 망사로 만들었다는 비아냥거림을 받았고, 이러한 풍토에서 정치권력의 독선적 정실 인사 관행은 더욱 심화 되어 왔다. 실력과 전문성은 뒷전으로 밀리고 공공연하게 정치권력의 빽 줄이 사실상 고위직 등용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다.

 

민주 사회의 발전은 전문성, 다양성 및 자율성을 전제로 한다. 민주 사회는 다양성이 존중되기 때문에 각 분야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자율적으로 사회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 정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율적으로 사회 발전을 견인 할 수 있도록 환경과 조건을 조성해 주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가 조화롭게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민주 사회에서 정치권력은 이러한 사회 발전을 조정 지원하고 각 분야에서 국민들이 최대의 역량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치권력은 아직도 독재 사회에서처럼 권력을 국민의 입장 보다는 권력자의 입장에서 지배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여 각 분야 전문가들의 역량과 전문성 및 자율성이 정치에 예속되거나 위축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실력이 권력의 힘보다 우선시되는 공정한 사회
각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과 전문성을 쌓으면 객관적인 실력과 실적 평가에 의해 그 분야의 고위직으로 발탁될 수 있어야 되지만, 정치권력과 줄 대기를 하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은 이제 국민들의 상식이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중간 관리자 이상이 되면 출세를 위해 전문적 노력을 계속하기 보다는 정치권에 줄 대기를 해야 된다는 것이 처세술의 상식이 되어 있다. 이로 인해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의 양심적이고 자율적인 발전이 심지어 과학기술 분야에 있어서 좇아도 정치권력에 의해 지배 또는 지체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정치권력의 폐단을 예방할 도리는 없는가? 정치권력이 일정기간 각 분야에서 직업적으로 헌신하고 성공하여 생계 걱정 없는 분들이 자천 타천으로 국가 사회 발전에 마지막으로 봉사하기 위해 명예직으로서 정치를 지망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면 이러한 정치권력의 폐해는 어느 정도 예방 또는 완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국회의원직에 너무 많은 권력과 경제적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돈과 권력에 유혹되어 출세와 탐욕을 위한 정치를 지망하는 일이 없도록 법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권력의 폐해를 낱낱이 분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중립적 원로들로 하여금 조선 시대의 사관제도와 유사하게 주요 정치권력 행사과정에 참여 감시하는 평가단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다. 요원할지 모르지만  한 마디로 사심 없는 명예와 봉사를 위한 정치 풍토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사회 각각의 전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여 열심히 일하고 업적을 쌓으면 객관적 공개 평가 기준과 제도에 의해 그 분야의 최고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져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사회 각 분야가 중단과 왜곡 없이 발전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발전의 지속성을 담보하려면 앞에서 지적한 대로 정치권력이 정상화되어 이러한 길을 가로막지 않고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출세를 위해 정치권에 기웃 대면서 줄 대기하는 사람들 - 소위 정치교수(Poli-professor), 정치 관료 및 직업적 정치꾼들 - 이 없어지고.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봉사했던 분들이 공정한 실력과 업적 평가에 의해 고위직에 발탁되는 사회 조건 및 풍토를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법제를 전면적으로 수정 보완하는 조치가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장 석민, Ph. D.(한국교육연구소 이사장/ (전)한국복지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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