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칼럼

국가 신뢰성 회복,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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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최고관리자 기자작성일 18-01-1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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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에서 법을 지키는 사람은 바보다.’, ‘정부가 하라는 것과 반대로 해야 이익이다.’라는 말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전방위적인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 말을 믿고 강남의 아파트를 팔았던 A씨는 불과 서너 달 만에 6억에 판 아파트가 8억 원까지 뛰는 것을 바라보면서 땅을 치고 후회했다고 한다.
 
  이번에도 국토부장관이 다주택자가 집을 팔 수 밖에 없도록 하겠다고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강남에 집2채 이상 가지고 있는 275명의 1급 이상의 고위공직자들 중에, 정부 정책에 발맞추어 집을 처분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고위공무원의 솔선수범이 없으니, 그 정책을 어떤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 만약 장차관 몇 명이라도 강남의 집을 처분했다면, 각종 언론이 앞장서서 보도했을 것이고 이토록 미친 듯이 집값이 뛰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미 정부의 핵심 지도자들조차 자신들의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이뿐 아니다. 가끔 늦은 밤에 차량이 다니지 않는 도로에서 빨간색 신호등이 켜져 있으면, ‘건너갈까 말까’하면서 망설여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무단횡단을 하는데, 서있는 자신만 바보처럼 느껴진다. 만약 차가 뜸한 시간대에는 점멸등으로 바뀌게 해서, 좌우를 살피면 건널 수 있게 해준다면 ‘법을 어길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집을 짓는 건설업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법대로 하면 집을 지을 수 없다.’라고 거칠게 말한다. 법이라는 것이 국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행정 편의주의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대통령 시절 영암군 대불공단의 전봇대 사건은 그래서 더 유명하다. ‘5시간이면 뽑힐 수 있는 전봇대가 몇 년이나 걸렸다’는 이야기 속에 여전히 불필요한 규제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보여준다. 그동안 규제 개혁을 하려는 시도는 역대 정부마다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제대로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근본 틀을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국민중심이라는 것이 바로 ‘국민들이 편안하게 보호받으면서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생태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공약을 지키겠다는 의지는 매우 소중한 태도이다. 그러나 잘못되었다고 느낀다면 미적거리지 말고 양해를 구하면서 고칠 수 있어야 진정 국민을 위한 정부의 태도인 것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죽을 지경이라고 하는데, 마이동풍(馬耳東風)식으로 변명만 늘어놓으면서 밀어붙인다면 또 다른 불신만 키울 뿐이다. 이미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아파트 경비원, 빌딩 청소원, 음식점 종업원 등 최저임금 인상에 취약한 일자리들이 지난달 5만 개나 줄었다고 했다.
 
  최저임금을 올려 보호하려 했던 임금근로자 최하층이 소득 증대는커녕 오히려 일자리 감소로 고통 받는 분위기라는 것을 통계자료가 보여주는데 묵묵부답이다. 지난 대선에서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했던 것인데 왜 우리가 했다고 문제를 삼느냐고 되묻는 것은 책임 정당의 태도가 아니다. 아무리 선한의도를 가지고 시작했더라도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던 사례는 많았다. 문제는 냉정하게 숙고하여 아니라고 판단되면, 국민들을 설득하고 차선책을 찾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이럴 때, 정부는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작은 구멍일 때 막을 수 있는 것을 방치하다가 커다란 구멍이 생기게 되면, 정권을 잡은 정당만 손상을 입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고통을 겪는다. 정부의 발표와 정책에 대해 불신이 생기면 사회 혼란이 가중되는 법이다. 미세먼지 농도 측정치에 대한 신뢰도 추락, 슈퍼컴퓨터까지 구입해 놓고도 일기예보는 오락가락 불신을 자초하고, 급기야 비트코인 거래소 폐쇄를 둘러싸고 법무부와 청와대의 엇박자는 점입가경이다. 앞으로 또 어떤 게 터질지 국민들은 불안하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국가 신뢰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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