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칼럼

여론조사의 지지율에 취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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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최고관리자 기자작성일 18-06-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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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원장=권영출]  지금부터 10년 전 ‘시사IN' 기사에는 ’국민 68.4%가 대안 야당의 탄생을 원한다.‘라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보수가 궤멸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는 것을 예측치 못했을 것이다. 그 당시 민주당은 18대 총선에서 연이어 참패하면서 대중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오늘날 자유한국당이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던 것의 판박이라 할 수 있다. 당시만 해도 민주당의 지지도는 10%를 상회하는 정도의 지지부진한 정당으로 취급되어 기업에서 조차 ’졸‘로 본다고 했다. 역사는 새옹지마와 같아서 변화무쌍하게 양지가 음지가 되고, 음지를 양지로 만들기도 한다. 박근혜정부의 탄핵에 이어, 남북회담과 북미회담 등의 호재가 쏟아지면서 더민주당은 주체하기 힘들 정도의 높은 지지율에 들떠 있다. 현명한 지도자는 이런 호황일수록 냉정한 이성으로 상황판단을 하고 자중할 것이다.
 
  더민주당은 현재의 지지율의 근거가 무엇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실제 더민주당이 잘한 일이라고 손에 꼽을 만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대통령의 지지도에 편승한 것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대북정책의 성과에 대해 이견(異見)을 달기 어려울 정도로 잘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많은 국민들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삼고 있는 ‘경제’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대체로 문재인 정부 1년의 평가에서 ‘대북정책은 잘했지만, 경제는 기대 이하’라는 한국경제의 기사가 중론으로 여겨진다.
 
  한국일보 5월 8일자 기사에 따르면, 3월 실업자 수는 125만7,000명에 달해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치인 4.5%로 치솟았다. 청년(15~29세)실업률 역시 11.6%로 2016년 2월(11.8%)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겨레 5월 16일자에서 ‘취업자 증가 석 달째 10만 명대...고용쇼크 고착화하나’라는 기사에서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고용 한파가 심각하다고 했으며, 45-65살 장년층의 일자리는 직격탄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대북정책의 효과가 계속 타오른다 해도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불만과 비판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다.
 
 1992년 빌 클린턴의 선거 구호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였다. 중진국을 벗어나 선진국 대열로 진입한 우리에서 경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최우선 과제가 되어버렸다.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민주당은 현재의 지지도에 취해서 복지부동한다면 10년 전의 여당과 같은 결과를 맞이하게 될 수 있다. 그리고 지방선거 기간 중 나오는 여론조사를 너무 신뢰해서도 안된다. 선거 여론조사가 판세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기에,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후보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후보뿐만 아니라 유권자 모두 ‘지지율의 마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거철마다 “여론조사가 과연 믿을 수 있나”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에 대한 여론조사는 대부분 ‘유럽연합 잔류’를 여측했지만 탈퇴라는 뒤집힌 결과로 나타났다. 같은 해 4.13총선에서도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새누리당의 과반 확보를 예측했지만 틀렸고, 미국의 대선에서도 실패를 경험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유·무선 전화를 걸어 질문하는 면접원 조사와 기계음을 활용한 자동응답방식(ARS)으로 나뉜다. 면접원이 직접 전화를 거는 방식은 응답률이 보통 15% 이상 나오지만, ARS는 5%도 채 안 나온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응답률조차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응답율이 20% 정도는 되어야 신뢰할 수 있지만, 5%가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의 지지후보 ‘모름·없음’의 응답 비율은 진보층의 두 배가량 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전체 유권자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보수층의 이 같은 답변 태도가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경선 지지율이 5~7%대에 머물다 3월 광주 경선에서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한 뒤 여론이 급반전하면서 판세를 뒤집었다. 이런 효과를  ‘밴드왜건(우세한 후보 쪽으로 유권자의 표가 몰리는 현상)’ 이라 하는데, 지지율이 낮은 주자도 이런 바람을 타면 순식간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들은 ‘일방적 승리, 압도적 승리’에 대해 내심 불편해한다. 그동안 여러 차례 선거를 통한 학습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여당과 야당을 아무리 비교해 봐도 절대적으로 한쪽이 잘하는 것도 아닌데, 압승이 나온다면 ‘우리가 실수했다’ 혹은 ‘뭔가 우리가 잘못한 거 아닌가?’라는 자책감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다’라는 여론조사로 도배가 되더라도, 투표 결과는 분명히 여론조사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지식인들 중에 일부는 여론이 자신들의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것에 기분 상해하고, 여당 후보의 면면이 압승을 받을 만한 차별성 그리고 성과와 업적도 분명치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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