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칼럼

[칼럼]정당민주주의를 이루어야

페이지 정보

기자 최고관리자 기자작성일 18-08-06 00:19

본문


[칼럼=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장]최근 원내의석을 가진 대부분의 정당이 전당대회를 통한 당대표 선출 등을 통한 정당 지배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여당은 복잡한 경선절차를 거치면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제1야당은 난파된 배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고 비대위원회를 구성하여 비상체제로 당을 운영하면서 환골탈태를 다짐하고 있다. 또한 제 3당과 제 4당도 전당대회를 통한 새로운 정당지배구조를 세워나가고 있다.

 

모름지기 정당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다. 헌법에서는 정당설립의 자유 보장,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조직의 민주성 및 위헌정당해산절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필요한 조직, 국가의 보호 및 정치자금의 국고보조 등 정당에 대한 다수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헌법의 태도는 정당이 비록 국가기관은 아니지만 적어도 헌법상 보장되는 기관임을 밝히는 것이다. 나아가 권위주의체제의 일당독재를 배제함으로써 민주주의적 다원성이 정당제도를 통하여 반영될 수 있도록 복수정당제를 보장하고 있다.

 

정당은 다원화된 사회에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것이 정당의 독점적 지위나 권한일 수는 없으나, 국민여론형성의 매개체로서 정당이 가장 주요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또한 정당의 설립·활동 및 해산에 이르기까지 헌법과 법률을 통하여 광범위한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정당은 국민과 국가의 중개자로서 정치적 통로의 기능을 수행하여 주체적·능동적으로 국민의 다원적 정치의사를 유도·통합 함으로써 국가정책의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당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정당의 자유로운 지위가 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정당의 자유는 민주정치의 전제인 자유롭고 공개적인 정치적 의사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므로 그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이 처럼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특별히 정당을 보호하는 입법의 취지와 정신에 맞게 과연 우리 정당은 건전하고 건강하게 잘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군사정부가 만든 군대조직 운영하듯 하는 정당, 또 선거를 위해 급조한 정당, 정치지도자의 사랑방으로 운영한 정당, 공천장사를 위한 목적 뿐인 정당, 정당 간판만 있는 그림자 정당, 이념도 없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 등 법이 정하는 민주적 정당과는 거리가 먼 하 많은 행태의 정당이 한국정당사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정당사에서 여당은 제1공화국의 자유당, 제2공화국의 민주당, 제3·4공화국의 민주공화당, 제5공화국의 민주정의당, 제6공화국의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명멸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정통야당인 민주당도 통합과 분열을 거듭한 끝에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으로 변모했다. 한편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바른정당을 창당하였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이탈한 세력은 국민의 당을 창당하였다. 최근에 와서는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었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바른미래당으로 통합하면서 이에 이탈한 세력은 민주평화당으로 창당되었다.

 

정당의 이념이나 정책의 흐름에 따른 변용보다는 정략적인 정당간의 이합집산현상은 정치의 안정과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정당 간의 비정상적인 이합집산현상은 오늘 날 비교헌법적 고찰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어느 국가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심각한 상태이며, 그것은 헌법이론상으로도 규명이 불가능한 기형적 모습이다.

 

오늘과 같은 정당국가적 현대민주주의사회에서는 정당없이는 민주정치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당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당이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토록 중요하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절대적 기능을 하는 제도로서 헌법과 법률에 의해 특별히 보호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이 그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의 후퇴이며, 정당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이 원활하지 못함으로 인해 나타나는 많은 정치퇴행적, 반민주적 후유증을 만들어 내는 무덤이 되고 만다.

 

정당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당의 운영과 활동이 법에서 정한 정당의 목적에 따라 그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반듯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어 친정당적 국민정서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첫째, 정당의 존재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정당은 정권을 잡기 위해 존재하는 정치결사체이고,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정책을 통한 치열한 이념논쟁, 가치논쟁을 통하여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우뚝 서야 한다. 별 의도도 목적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정부예산이나 축내면서 법이 보장한 보호만 받으면서 실질적으로는 휴면정당으로 존재한다면 그 정당은 존재의의도 이유도 없는 집단이다.

 

둘째, 정당 간의 정책대결과 정책연합을 위한 유연함이 필요하다.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그냥 ‘죽어도 고’ 식으로 가는 정당은 희망이 없다. 정당내부에서의 토론의 장을 통하여 현안에 대한 끝없는 토론의 장이 펼쳐지며 공부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정책은 없고 정무(?)만 있는 정당은 곧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정당이다. 정당 간에 구체적 정책을 놓고 때로는 대결을 마다하지 않으나, 때로는 좋은 정책에 대해 연대 또는 연합하면서 정당은 발전하는 것이다. 또한 정당 간에 치열하게 다투다 보면 실력의 우열이 가려지게 된다.

 

셋째, 정당지배구조의 민주화가 보장되어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통상 대기업지배구조에 대해 극히 비판적이다. 재벌 오너의 횡포와 가진 것 보다 훨씬 더 큰 권력을 행사하며 회사경영권을 쥐고 있는 것에 대해 심하게 질책을 한다. 옳은 말씀이다. 문제는 정당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정당은 공적 정치결사체이다. 법이 그 후견적 기능을 하면서 정당을 보호한다. 결코 정당은 사조직도 아니요 친목 동아리도 아니다. 정부예산을 지원받으며 정당을 운영한다. 그런데 공적 정치결사체인 정당은 껍데기일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비선조직에 의해 정당이 요동친다면 이건 큰 일이다. 공당이 사당화되는 조짐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당대표나 원내대표를 뽑을 때 계량적 수의 논리가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파워에 의해 승자가 탄생한다. 계파나 사조직이 공조직인 정당을 좌지우지 한다면 이거야말로 악화가 양화를 쫓아낸다는 그레샴의 법칙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정당지배구조의 민주화·투명화는 정치권 더 나아가 사회와 국가의 민주적 질서구축에 순기능을 한다. 정당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서는 정당의 권력분산과 권한과 책임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착이 절실하다.

 

넷째, 정당은 후계세대를 키우는 정치아카데미 역할을 다해야 한다. 후진양성에 가장 인색한 영역이 정치권이라고들 한다. 정당이 그러한 후진양성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정치권의 세대 간, 지역 간, 직역(전문성) 간의 갈등과 분열을 불식시키기 위한 정치교육을 정당구조 안에서 담당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정당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통한 후진양성을 위한 교육목표와 목적, 교육과정을 설정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시키는 장이 되어야 한다.

 

다섯째, 중앙집권적 정당권력을 지방분권적·지역균형적 관점에서 분산시켜야 한다. 중앙당의 비대화는 결국 정당의 권력독점과 집중, 그리고 정당권력의 부패와 동맥경화현상으로 인해 정당의 단명을 초래케 한다.

 

정당은 기업이나 사회의 다양한 단체나 조직의 거울이 되어야 한다. 모범이 되어야 한다. 정당 내부권력 간의 견제와 균형, 권력의 중앙집중을 방지하고 권력분산과 지역균형을 통한 정당민주주의가 활착할 때 정치권은 물론 나라의 민주주의도 발전하고 법치주의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정당이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지 말고, 정당과 정치권이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며 국민과 정당이 함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합창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논평=이만희 자유한국당 대변인]연초부터 낚싯배와 통발 어선 등 선박 사고가 이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먼저 소중한 생명을 잃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실종자에 대한 빠른 구조와 부상자의 쾌유를 기원한다. 그러나 잇따른 선박 사고의 발생에도 불…

 [컬럼: 이공훈 자유기고가]  가르침과 배움에서 흔히 요구되는 덕목 중에 변별력이라는 것이 있다. A와 B 사이에 우열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를 가르쳐도 배우는 정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가 분명…

   <오양심 주간>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이라는 용어가 있다. 온라인은 사람손이 필요 없는 정보통신망이다.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하고, 저장하고, 검색하고, 송신하고 수신하는 정보통신체제로 이루어져 있…

 ​ <오양심 주간> 우리는 새해가 되면 행복해지기 위하여 꿈을 꾸고 목표를 설정한다. 하지만 출발을 바로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좋은 때와 좋은 장소를 기다리느라 소중하고 귀한 시간과 시기를 놓쳐버린다.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지금 …

[기후변화행동연구소]2017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14.2%)가 사상 처음으로 14%를 넘어서 고령사회가 되었다(통계청, 2018). 2026년에는 노령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정부는 최근 출산장려정책보…

[고가온 논설위원]아이들이 아토피나 피부질환에 민감할 경우 부모님들은 실외 미세 공기질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생활하는 실내공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환경유해물질로부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공간인지 알아보려면 ‘어린이 활동 공간 환경안심인증’을 확인하면 된…

 [윤리위원장=권영출]지난 13일 교육부가 초·중·고등학교에서 오는 2022년부터 이른바 '시민' 과목을 도입해 민주시민교육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부 신문에서는 유럽의 사례를 인용하여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30여년을 …

[고가온 논설위원]2018년 7월 1일부터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특례'에 관한 개정 법안이 통과되어 사회복지서비스업을 제외하고 어린이집 등에 적용·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8시간의 근무시간 중 1시간을 의무적으로 쉬어야 한다. 지난 2…

   ​[오양심 주간] 기적이란 인간의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이다. 오직 신(神)에 의하여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기적의 나라가 존재하고, 나라를 먹여 살리고 있는 기적을 만들어가는 대학이 …

   ​[오양심 주간] 4차 산업혁명이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정보통신기술은 정보기술과 통신기술의 합성어이다. 인류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분기점에 서 있다. 차세대는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

  ​[오양심 주간] ‘우물 안 개구리’라는 속담이 있다. 넓은 세상을 알지 못하고, 저만 잘난 줄 아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21세기는 브랜드 시대로, 개인 브랜드, 기업 브랜드, 국가브랜드 등이 세계무대를 지배하는 전쟁터가 되고 있다. 우리는 어…

  ​[오양심 주간] 성자(聖者) 또는 성인(聖人)은 한 방면에 뛰어난 성스러운 사람을 말한다. 인간의 도리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다. 세상을 정화할 수 있는 연꽃 같은 사람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99:1로 남과 다르게 사는 사람이다. …

[정용상=한국법학교수회장]언제부터인가 부정이나 비리 소식을 들어도 별로 놀라지 않는다. 또 터질게 터졌나보다라는 무덤덤함으로 뉴스를 접한다. 근래 들어 특히 기업가나 정치인이 다양한 형태의 부정·부패, 비리관련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경제와 안보불안에 더하여 사회전반의…

 ​[오양심 주간] 칼럼(column)은 신문이나 잡지에 원고를 싣기 위한 글이다. 특별기사, 상시특약기고기사, 시평 등으로, 시국관이나 역사관을 담은 참신한 아이디어의 확산적 사고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칼럼을 잘 쓰려면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 정치, 경…

[김상교 발행인]요즘 어딜 가나 일자리 얘기뿐이다. 정부가 수십조의 예산을 들여 일자리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신통치 않다. 오히려 취업자 수는 줄어들고 양질의 일자리 대신 공공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는 형태다. 여기에 국민들 조세 부담률과 물가는 점점 높아만 가고…

[정용상=한국법학교수회장]찬란한 역사와 빛나는 전통의 대한민국은 지난 수 천년간 온갖 고난속에서도 나라를 지키며 고유의 문화와 풍습을 이어 온 민족이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인해 역사상 1천여회 이상의 외침에 의한 전란을 겪으면서도 속박과 핍박과 …

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장
[정용상=한국법학교수회장]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거나 선거철이 되면 각종 구호가 난무한다. 또한 위기의 상황에서 국론을 결집시키기 위해서도 국민의 가슴에 와 닿는 단문의 구호가 흔히 쓰인다.  필자의 기억에 남는 구호로는 증산‧수출‧건설, 경제개발, 잘 살아 보세…

  [오양심 주간] 선택이라는 말이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을 의식하고 골라내는, 의지와 결의 등을 말한다. 하지만 어떤 결정을 하는 일은 참으로 중차대(重且大)한 일이다. 순간의 선택으로 나라가 행복해질 수도, 불행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김상교 발행인]대한민국은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중 하나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진행되었으며 남북관계 또한 개선되고 있다. 그리고 세계는 한반도의 정세변화에 집중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반만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단일…

  <오양심 주간> 여행은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것을 말한다. 쾌락을 위하여, 휴식을 위하여, 발견과 탐험을 위하여, 다른 문화에 대한 견문을 넓히기 위하여 등으로 여행의 목적은 분명하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마음에는 기대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