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림 의원(동작구의회)

[김영림 동작구의회 의원]지난 1일 이재명 정부의 첫 정기국회 개원식에 여야 의원들이 한복과 상복을 착용하고 국회 본회의장에 등장했다. 민주당은 한복을 국민의힘 의원들은 ‘근조 의회 민주주의’ 리본을 가슴에 단 상복을 입었다. 국힘의 상복은 이재명 정부의 독재에 맞서겠다는 대립의 모습으로 읽혀진다.

이유는 설명하지 않더라도 국회 개원식 날, 통일된 복장을 갖추지 못한 국회의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치권에서 발언 하나는 파문을 일으키기 쉽다. 최근 나경원 의원이 던진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으라”는 발언 역시 정치적 무게감에 비해 간명한 표현 덕분에 비판과 냉소를 동시에 받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 발언이 단순히 기성 권력이 초선을 억누르려는 개인의 언사라기보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이며 거울임을 반증한다.

비록 초선 의원이 당선과 동시에 민의를 대표하는 책임을 지지만, 국회 운영의 생리와 당내 권력 구조, 관례를 몸으로 체득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라”는 어휘 자체는 권위적이고, 세대 간 소통에 차질을 빚기 쉬운 비유이기도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을 보면 그러한 표현의 내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나경원 의원은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했을까? 당시 상황을 되돌아보면, 국회 운영 원칙상 간사 선임은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추미애 위원장은 안건 상정 여부를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국민의 힘에서 나경원 의원을 간사로 내정했음에도 회의 안건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결국 추미애 위원장은 나경원 의원이 법사위를 ‘정치투쟁의 장’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핑계를 내세우며, 이례적으로 야당 간사 추천을 묵살했다. 그리고 여당 의제만을 우선 처리하며, 야당 의석을 견제하고 배제하려 했다는 점과 이에 대항해 야당이 “의회 폭거”, “독재”라며 강하게 반발하던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러한 추미애 위원장의 나경원 의원 간사 선임 거부는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고, 정치적 편견에 기초한 행위로 국회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주의 원칙 그리고 여당-야당 간 협의 구조를 훼손하는 행태가 분명하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은 달이 아니라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끝을 바라보듯 초선의 치맛자락 휘날림에 휘말려 있다.

민주당은 지금 초선의 치맛자락 뒤에 숨어 부채질을 할 것이 아니라 의회 폭거, 독재가 결국 이재명 정부의 대사를 그르치게 될 것임을 깨닫고 협치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정치(政治)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다. 지배자가 주권을 행사하여 국민을 다스리는 통치(統治)를 해서는 안 된다. 정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서로 협치(協治)를 통해 주고받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