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엄태영 의원
[선데이타임즈=김혜정 기자]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대책 이후 3040대들을 중심으로 6억 대출한도를 꽉 채워 주택구매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충북 제천‧단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지역 자금조달계획서 자료(5만6425건)를 전수 조사한 결과, 6.27 대출규제 이후인 올 7~9월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집을 산 거래가 총 722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한 거래(9497건)보다 23.9% 감소한 것이다.
문제는 20‧30대가 6억 한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3억원 이하 주택담보대출을 빌려 집을 산 거래가 올해 7~9월 4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778건)보다 47.6%나 감소했다. 이는 40대(-46.3%), 50대(-38.9%), 60대이상(-19.3%) 등 전 연령층에서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반면, 5~6억원 이하 대출을 낀 거래는 오히려 118.7% 급증했다. 특히 5~6억원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한 30대는 3개월 동안 1573건으로 147.7%나 증가했고, 40대도 869건으로 100.2% 증가했다. 이 구간의 30대와 40대의 거래 비중은 89.0%에 달했고, 평균 대출 금액은 6억1937만원, 6억1588만원이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자 3040대들은 신용대출 등으로 한도를 꽉 채워 대출받은 뒤 구매한 것이다.
하지만 5억원 이하 대출 거래는 대출 금액이 작을수록 거래 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 4~5억원 –19.7%, 3~4억원 –23.7%, 2~3억원 –39.8%, 1~2억원 –44.5%, 1억원 이하 –65.6%으로 나타났다.
6.27 대책의 핵심이 주택담보대출을 일괄적으로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것이었는데 정작 규제를 받지 않는 청년층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는 정부가 소득 수준과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투기 억제에만 초점을 둔 대출 틀어막기가 시장 경색으로 이어져 내 집 마련에 나선 서민‧실수요자들이 더 큰 피해를 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대출 한도인 6억에 몰리면서 중고가 아파트에 매수가 분산되는 효과가 줄면서 주거 사다리를 끊어버린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엄태영 의원은 “과도한 대출규제가 지속된다면 빚내서라도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의 주거 사다리를 끊게 될 것”이라며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