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미온적 대처에 대한 대검찰청 앞 기자회견 ...임진이 호소문

한서연 승인 2015.06.19 18:16 의견 0


(선데이타임즈=한서연기자) 강피연(강제교육피해자연대)이 지난달 27일부터 20일이 넘도록 실종상태인 이지선 씨의 사건을 언론에 알리기 시작하면서 경찰이 겨우 사건에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씨의 행방을 알고 있는 이 씨의 오빠에 대해선 적극적 수사를 펼치지 않고 있어 ‘미온 수사’라는 비판을 피하지는 못하게 됐다. 이에 지난 1월 강제교육으로 극심한 공포를 경험한 강피연 임진이양은 지난18일 대검찰청 기자회견에서 호소문을 외쳤다.

<임진이양의 호소문>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저는 강제개종교육으로 인한 피해자 임진이입니다. 저는 CBS방송에서 강제개종교육자로 나온 신현욱 목사에 의해 17일간 감금과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저는 신현욱 목사를 고소했으며 현재 고소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고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미온적이고 불합리한 처사를 당해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경찰의 실태를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1월 4일경 수면제가 들어있는 음료를 마신 후 의식을 잃었고, 신현욱 목사가 운영하는 구리초대교회 인근 원룸에서 강제 개종교육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눈을 떠 보니 저는 낯선 방에 있었고 문은 굳게 잠겨있었습니다. 벽을 치며 살려달라고 저항했지만 아버지께서 제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온 얼굴이 눈물과 피멍으로 얼룩졌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주민이 경찰에 신고를 해 저는 또 다시 납치되어 구리초대교회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차량을 타는 과정에서 도와달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교회 관계자들과 아버지는 “너는 정신병자니까 병원으로 가야해!” 라며 강제로 차 속에 태웠습니다. 교회에서 두 번 탈출을 시도하다 실패했고, 이를 본 강제개종목자는 더 이상 안 되겠다고 판단하고 저를 깊은 산속 펜션으로 강제로 끌고 갔습니다.

오전 9시부터 무려 14시간이라는 길고도 무섭고 죽고 싶은 시간 동안 그들은 저를 강제로 붙잡아 두고 본인이 주장하는 교리를 세뇌시켰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지극히 일방적이며, 강제적이었습니다. 이러다가는 저는 정말 정신병자가 되버릴까싶어 어쩔 수 없이 살기위해서라도 그들의 말에 수긍하는 태도를 보여야만 했습니다. 이에 개종목사는 무려 144시간이 지난 뒤 1월 10일 저를 집으로 보냈고 그날 하루 잠을 잔 뒤 바로 다음날 개종목자는 부모님을 앞세워 저를교회로 데려와 후속교육을 받도록 지시했습니다.

다음날 제가 납치, 감금,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 신고가 되었고, 이 사실을 안 개종목사가 부모님을 앞세워 저를 납치하라고 시켰으며 그 지시를 받은 부모님은 제 머리를 잡고 질질 끌어 차에 억지로 태웠습니다. 제가 납치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교회 건물 경비아저씨가 납치 신고를 하였으나, 이 사실을 알게 된 개종목사는 부모님을 시켜 양평 깊은 산으로 차를 몰고 이동하게 했습니다.

도착 후 저는 그 좁은 차 안에서 오후 1시부터 저녁 8시까지 개종목사에게 지시를 받은 부모님을 통해 상상치도 못한 폭언과 폭행을 당했습니다. 경찰이 위치추적을 한 것을 알게 되자 부모님은 개종교육 목사가 준 가리개로 차량 번호판을 가리기까지 했습니다. 인근 펜션으로 이동이 되었고 개종목사는 저희 부모님께 수갑과 안대를 건넸습니다. 저항할 틈도 없이 채워지는 수갑과 안대에 온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고, 안대를 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12일부터 15일까지 감금된 동안 수갑이 채워진 채 폭행을 당했고, 저를 굶기면 힘이 빠질 것이라면서 음식도 먹이지 않았습니다. 화장실에 갈 때는 왼쪽 수갑을 아버지에게 채워 같이 가게 했고 치욕과 수치심에 너무나 많은 눈물을 흘렸으며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후 개종교육자는 저를 협박하여 교육을 듣겠다는 동의서와 부모님을 위임인으로 하는 신변보호요청서를 강제로 작성하게 했습니다.

저는 다시 눈이 가려진 채 구리 초대교회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경찰 측에서 제 신변보호 확인을 위해 어머니께 전화가 왔고, 어머니께서 다니시던 교회의 관계자들은 저에게 잘 있다고 말하라며 협박을 했습니다. 제가 경찰의 전화를 받아 납치, 감금되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을 때 경찰은 아빠한테 이 내용을 녹음해 들려줬습니다. 제가 지금 납치당한 상황인데 왜 아버지한테 녹음 내용을 들려주고 신고한 내용을 왜 누설합니까?

폭행을 당했고 납치, 감금 되어있는 가정폭력 상태라고 했는데 어머니랑 있다고 안전합니까? 아버지랑 있다고 안전합니까? 국민을 수호한다는 경찰이 진정 이래도 되는 것입니까? 직접 와서 제 상태를 봐달라고도 했는데 이 말도 도대체 왜 묵살한 것입니까?

경찰이 구리 초대교회에 오기까지 교회 관계자들은 저를 절대로 경찰과 만나게 할 수 없다며, 잘 있다는 동영상과 어머니와 잘 있는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하고, 따로 녹음까지 해서 보내라고 온갖 협박을 했습니다. 이러한 협박이 이루어지는 동안에도 경찰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건지 오지 않았습니다. 겨우 경찰과 대면했을 당시 저를 협박한 교회 관계자 스무 명과 부모님께서 경찰과 저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많은 눈이 저를 감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 없이 협박을 당한 저는 심적으로 너무나 많이 부담이 되고 무서워서 몸이 벌벌 떨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경찰에게 경찰과 단 둘이 있는 장소에서의 의사표현을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그럴 수 없다며 냉담히 제 간절한 부탁을 거절했습니다. 피해자가 납치, 감금되어있고 협박을 받는 상황에서 정확한 의사표현을 하기위해 한 부탁을 왜 거절하는 것입니까?저는 떨리는 목소리로 지난 2주간 납치, 감금, 폭행을 당했고 강제개종교육 동의서와 신변보호요청서는 협박 하에 작성된 것이므로 효력이 없으니 이 교회와 부모님으로부터 보호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난 뒤 저는 경찰에게 정말 어이없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의사표시를 한 저에게 혀를 차며 어떻게 종교 때문에 부모를 버리느냐고 비아냥거렸습니다. 경찰에게 들은 이 말은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감금된 상황에서 벗어나겠다고 하는 것이 어떻게 부모를 버리는 것입니까? 저는 그 당시에 휴대폰을 비롯한 모든 전자기기를 빼앗겼고 돈 한 푼 없었습니다.

어떻게 다른 곳으로 가야할지 몰라 너무나 무서워 경찰에게 경찰서 앞까지만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지만 경찰은 종교 때문에 부모를 버린 불효자식에게는 그렇게 해줄 필요도 없다, 거기까지는 우리 소견이 아니다, 스무 살 넘은 성인이니 두 발로 알아서 나가라며 비아냥거렸습니다. 저는 너무나 어이가 없고 억울했으며 답답한 심정에 눈물이 나고 말문이 막혔습니다. 어떻게 한 나라의 경찰이 국민에게 이럴 수 있을까, 이것이 대한민국 경찰의 현실이구나 라는 생각에 씁쓸하고 암담했습니다. 저는 저를 보호해주지도 않는 경찰과 함께 구리초대교회 건물 1층으로 내려왔고 교회 관계자들과 부모님이 저를 다시 잡으러올까 무서워 도로변으로 뛰어가 무작정 택시를 잡고 탈출했습니다.

저는 이런 일을 당하고 너무나 억울하고 분통한 심정에 신현욱 목사를 고소했습니다. 고소 과정에서 경찰서를 수차례 방문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만난 경찰 또한 결코 피해자 편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수사과정 내내 중립적인 태도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수사진행 과정에서는 증거를 내놓으라며 저에게 소리를 지르기 일쑤였습니다. 제가 모든 전자기기를 빼앗긴 상태이고 맨 몸으로 납치되어 갔다고 설명을 해도 경찰은 제 입장에서 생각해주기는커녕 그것이 무슨 상관이냐는 듯이 언성만 높였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계속해서 고소를 취하하라고 설득했습니다. 한 나라의 경찰이 납치, 폭행, 감금의 중범죄가 들어있는 범죄 현장을 무시하고 가족이 결부되어 있어 귀찮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안일하게 사건을 조사하면 되겠습니까? 더 이상 저와 같은 제2, 제3의 피해자를 만들어내지 않기 위해 고소를 한 것인데, 이렇게 미온적이고 안일하게 수사를 진행하다가 또 저처럼 구리초대교회로 납치되어가는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경찰은 저에게 고소 진행을 하면 무고죄로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피해자가 바로 앞에 있고,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범죄의 증거인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입니까? 제가 피해당한 사실을 조작하고 거짓말이라도 한다는 것입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진정으로 피해자를 생각하고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범죄에 대하여 조사의식이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행동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경찰은 계속해서 중립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제가 정신병자라는 신현욱 측의 말도 안 되는 주장을 인정해서 저보고 네가 정신병자가 아니라면 정신병원에 직접 두 발로 가라고까지 했습니다. 중립을 지키지 않고 제가 정신병자라는 전제 하에 저에게 한 이 말에 정말 어이가 없었고 마음의 상처를 받았으며 말문이 막혔습니다.

또한 대질을 진행했는데 피해자 한명에 가해자 다섯 명이 있는 상태로 대질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일대일 대질을 진행해달라고 건의했으나 경찰은 신현욱 측의 의견만 듣고 또 다시 건의사항을 묵살했습니다. 이러한 수사과정이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청문감사실로 가 수사관 교체를 요구했으나 이것 또한 거부되었습니다. 청문감사실로 다시 찾아가 수사관 교체가 거부된 이유를 물었으나 통보식의 결과만 말할 뿐 이유조차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분통한 마음에 경찰서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하고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하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경찰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수사관을 교체해주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또 3,4주의 시간이 허비되었습니다. 일 분 일 초 애가 타고 억울한 피해자의 심정은 생각하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의 경찰이라는 사람들이 수사관 교체 안 해주고 고소인을 무고죄로 협박해 고소 못하게 하고 정신병자로 모는 행위는 도대체 어떤 사명감입니까? 자기 한 몸 편하면 나라에 어떠한 중범죄가 일어나도, 어떠한 피해자가 생겨도 상관없다는 것입니까?

조사과정에서 경찰은 니가 고소를 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승소할 수 없다, 아무런 승산 없는 싸움을 왜 시작하고 왜 희생을 하려하느냐고 비아냥거렸습니다. 이것이 경찰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 믿어지십니까? 경찰한테 말합니다. 승산이 있는지 없는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고, 승산의 유무는 제대로 된 수사를 하고 난 뒤에나 이야기하십시오. 희생을 왈가왈부한다는 것은 그럼 경찰들은 제2, 제3의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와도 된다는 것입니까?

너무나 안일하고 느슨하게 수사가 진행되어 변호사님과 함께 수사 요청서를 제출했는데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 사주 전에 확인 전화를 걸어 수사요청 항목별로 진행과정을 물었습니다. 경찰은 제 질문에 하나도 답을 하지 못했고 오히려 왜 따지는 것이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올 뿐이었습니다.

강제개종교육자 신현욱에게 납치, 감금, 폭행의 피해를 당한 것으로도 모자라 경찰의 무책임한 수사 진행으로 제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억울한 마음에 일 분 일 초의 매 순간마다 피가 마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한 청년으로서 경찰들의 실태에 대하여 좌절감과 암담함을 느꼈습니다. 이런 경찰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수호하겠습니까? 이런 경찰은 경찰마크를 달 자격도 없을 것입니다.

경찰들께 적극성을 가지고 수사해줄 것을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국민을 수호하는 경찰로서 피해자의 억울한 심정을 이해한다면 더 이상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수사를 해 주십시오. 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절대로 묵살하지 마십시오. 본인의 안위만 생각해 몸을 사리거나 납치, 감금, 폭행의 중범죄를 눈감는 안일한 태도에서 벗어나 경찰 본연의 태도를 회복하고 범죄를 지시한 자들에 대해 직접 입건하는 강하고 적극적으로 수사 진행을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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