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선 도편수, “한옥, 전통 건축기법으로 역사에 남겨야”···구전에서 탈피

- 일제 강점기 이후 한옥의 건축기법 변화···현재까지 이어져
- 지역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전통 이어가는 건축방식 필요
- 신효선, “한옥의 전통 건축기법 찾아 후세에 잊게 해야”

윤석문 승인 2024.06.27 16:21 | 최종 수정 2024.06.28 13:25 의견 0
국회를 찾은 신효선 도편수와 궁편책의 김주원 대표이사

[선데이타임즈=윤석문 기자]각 나라의 건축은 지역적인 특성과 문화적인 요소를 반영하여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건축기법과 장식을 통해 각자의 아름다움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건축의 전통 양식은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며 특정한 건축기법, 재료, 디자인이 사용되어 지역적 특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전통 양식은 그 지역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전통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소중한 건축물에 우리나라에는 한옥이 있다. 그런데 우리의 한옥이 전통을 올바르게 이어가지 못하고 가치의 변화 그리고 건축기법 또한 연속성이 사라지고 있다. 이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한옥의 제작 기법이 변형된 것은 물론 전통 한옥 건축의 처마선 제작 기법까지 사라지게 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오래된 건축을 토대로 이전 건축기법을 연구하며, 전통 방식 그대로 우리나라의 전통 한옥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신효선 도편수가 있다. 목수 분야에는 집 전체의 뼈대를 제작하는 대목장(大木匠)과 실내의 가구 등을 제작하는 소목장(小木匠)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신효선 도편수는 소목수일과 대목수일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의 작업역량을 키워왔다.

전통 한옥의 용마루선과 처마선, 한복의 소매선 등 선은 아름다움을 나타냄에 있어 소중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이러한 선을 다루는 일 또한 오랜 경험과 역량 그리고 재능을 가진 장인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특히, 건축의 처마선은 건물의 지붕과 외벽이 만나는 부분을 가리키는 용어로 건물의 외관과 형태를 결정짓는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지붕의 경사나 형태, 건물의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디자인을 가질 수 있다. 처마선은 건물의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며, 건축물의 외관적 특징과 미적 가치를 강조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건축 디자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전통 한옥의 건축기법에 대해 설명한 신효선 도편수

이처럼 우리나라 한옥에서 나타나는 처마선의 아름다움을 전통 방식으로 이어가기 위해 모든 자료를 찾고, 건축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 건축기법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효선 도편수는 “기존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옥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었는데, 막상 오래된 가옥을 뜯어보면 차이가 많았다”라며, “이는 최근 건축양식의 제작 기법이 큰 틀에서 바뀐 것으로 알 수 있으며, 목수들의 기법 또한 차이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는 말로 한옥의 건축기법이 전통 양식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통 건축기법과의 차이에 대해 “우리나라 건축기법의 연속성이 사라지고(일제 강점기 이후) 있다. 그리고 변형된 건축기법의 주요한 원인으로는 선배 목수들의 구전에 의해 건축이 진행되는 것은 물론 그 기법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근원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목수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나라 전통 건축기법을 찾아 그 방식을 보전하고 후세에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40대가 되어서야 옛 한옥 처마선의 아름다움에 진정한 눈을뜨게 되었으며, 변변한 책이 없어 기존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옥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었다는 신효선 도편수는 “그동안 목수 생활을 하며 현장에서 선배들의 이야기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한옥의 소중한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었는데, 막상 오래된 가옥을 뜯어보면 그 차이가 많아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라는 말로 한옥 건축기법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 배경을 회상했다.

보물 528호 한벽루(청풍문화제 단지 내)<사진=제천시청>

그러면서 신 도편수는 “이에 오래된 건축물을 토대로 전통 건축기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며, “그러던 중 청풍문화제 단지 내 보물 528호 한벽루 해체 보수 공사 당시 조선 초기에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먹선을 발견했다”라는 말로 전통 건축기법을 발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먹선에 대해 당시 작업자들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에 먹선의 이유와 원리에 대한 의문을 갖고 확인 작업을 시작했다”며, “작업장 및 새로 건축하는 곳에서 먹선에 대한 연관성과 방식에 대해 8년 동안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 알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신 도편수는 “먹선 하나를 가지고 오래된 건축물과 대조했더니 정확히 일치했다. 하지만 최근에 건축한 한옥 양식에 대조해 보았더니 차이가 많았다”라며, “이는 최근 건축양식의 제작 기법이 큰 틀에서 바뀐 것으로 알 수 있으며, 목수들의 기법 또한 차이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는 말로 목선을 통해 한옥의 전통 건축기법의 소중한 가치를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소목수의 기능과 대목수의 기능을 겸비하였기에 전통건축의 처마선에 대한 오랜 경험과 풍부한 지식을 갖게 되었다는 신 도편수는 “우리나라 전통 한옥 건축의 처마선 제작 기법이 사라졌다”며, “처마 현수곡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추녀부터 석가래까지 모든 부재가 계획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 기법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하고 있다. 이는 목수들이 옛날 기법을 알아야 할 수 있는데, 그 기법을 알지 못해서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100년 전의 처마선을 보고 연구를 하였기에 전통 양식에 대한 이해와 방법을 알았는데, 현재 매뉴얼을 모르는 상태에서 구전으로 지식을 배운 목수들은 그러한 기법을 알지 못한다고 강조한 신 도편수는 “전통 방식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니 대규모 전통 건축물을 건축하기에는 기술력의 차이로 한계가 있다”며, “오래된 건축양식을 올바르게 건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보조금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라는 말로 한옥을 건축함에 있어 필요한 정보와 역량에 대해 풀이했다.

개인적으로 연구했던 전통 방식 그대로 우리나라 전통 한옥을 지어주고 있다는 신 도편수는 “문화재 보수 현장에서도 전통의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건축물에 우리의 전통이 가미된 건축물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통 방식을 알고 접목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신재언 당숙(충북 무형문화재)의 소개로 처음 목수일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밝힌 신 도편수는 그동안 자신이 경험하고 배웠으며,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전통 한옥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

최근 출간한 책 목업(木業, 궁편책)과 신효선 도편수 & 궁편책 김주원 대표이사■

목업(木業, 궁편책)이라는 책 속에 우리나라 한옥의 건축기법과 개선해야 할 문제점 등을 풀이했다고 밝힌 신 도편수는 “현재 우리나라 한옥을 건축함에 있어 목수들의 경험과 구전에 의존하고 있기에 변형된 건축기법에 의존하고 있다”라며, “이를 바로 잡고 전통 건축기법으로 올바른 한옥을 건축하여 후손들에게 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오래된 한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연구하여 올바른 자료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이를 연구하고 보존하는 기구를 정부 차원에서 준비하고 갖춰야 할 것”이라는 말로 한옥의 가치와 보존 그리고 건축기법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저작권자 ⓒ선데이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