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림 의원(동작구의회)
[김영림 동작구의회 의원]대동강 물을 팔아먹고, 닭을 봉황으로 속여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이 21세기에 봉이 황선달로 환생한 듯하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분명 물건을 팔러 온 사업가다. 젠슨 황은 평소 좋아했던 한국의 치맥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가졌고, 치맥 회동 하나로 한국의 깐부가 되어 대한민국 언론의 1면을 장식하며 퇴장했다.
젠슨 황의 1박 2일 휘황찬란했던 한국 일정을 보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흥분의 도가니였다. 하지만 지금 그 드라마 끝 언저리의 공허함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은 왜일까?
결국 엔비디아가 15조 원어치 반도체를 한국에 판 것뿐인데 한국은 ‘내돈내산’이면서 연신 ‘고맙다’는 입장이다. 이유인즉 웃돈을 줘도 구하기 어려운 GPU를 이재명 대통령 공약 5만 장도 아니고 5배나 넘는 26만장이나 확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26만장의 GPU에 대해 직접 언급한 ‘GB200’과 ‘RTX PRO 6000’ 모델은 지금은 전 세계 인공지능(AI)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핵심 제품들이지만 공급 시기에 따라 그 가치의 격차는 어마어마하다. 작은 휴대폰 하나도 12월이 지나 새해 1월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 바로 구식 취급을 받지 않는가. 관건은 바로 ‘도입 시기’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에 약 15조 원 규모의 향후 5년 치 물량을 ‘완판 예약’해 둔 셈이다. 혹시나 모를 엔비디아의 재고 부담도 덜었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이 21세기에 봉이 황선달로 환생한 듯하다.
화려한 폭죽 속에 화약 연기만 자욱하다. 우리는 얼른 연기를 걷어내고 한시라도 빨리 GPU를 공급받아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떨이 마감 상품 처리반이 되어서야 말이 되겠는가?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덮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겉으로는 그럴듯하게 보이는 건 아닌지 권상요목(權上搖頭)을 경계하고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여 대한민국이 제대로 AI강국이 될 수 있도록 정부는 정쟁만 일삼지 말고 국민을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 대응해야 한다. 정치는 국민을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