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숨겨진 명소, 부암동 박노해 시인 사진전을 가다

장윤실 승인 2016.07.09 23:36 의견 0

(선데이타임즈=장윤실기자) 서울메카의 중심인 광화문 도심 뒷길을 쫓아가다보면 자연과 문화가 적절히 어우러진 동네,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이 나온다.

지금 서울에 있는 게 맞는지 착각이 들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 부암동.

곳곳에선 상시 갤러리가 열리고, 여러 테마가 있는 카페들이 더해져 남녀노소 산책하기 좋은 곳인 서울 비밀의 동네, 부암동에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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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고? 정겨운 동네 부암동

버스를 타고 터널을 지나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 윤동주 문학관에서 내리면, 북악산의 경치가 오는 사람들을 반겨준다. 이미 '커피프린스 1호점' 등의 드라마 장소로 화제에 올랐던 적이 몇 번 있지만, 아직은 덜 알려져 바로 옆에 있는 청운동보다는 찾는 사람이 그나마 적은 편이다.

부암동은 근처에 청와대가 있는 연고로 군사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그렇다 보니 예전 한국의 정겨웠던 동네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부암동의 길은 다이나믹하다.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려가기도 하고, 붉은 벽돌집도 보았다가 한옥도 볼 수 있는 이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아기자기함에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조선 초 안평대군이 꿈 속의 무릉도원 같다고 하여 '무계동'이라 이름하기도 했던 부암동은 그 이야기 그대로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들이 정답게 살아가는 모습 모두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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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에도 칼데라의 바람이, 박노해 시인의 인도네시아 사진전을 가다

칼데라의 바람이 불어오면, 길은
길 찾는 사람에게로 걸어오리니 -박노해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지도를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박노해 시인의 사진이 전시 돼 있는 '라카페'가 나온다. 규모도 크지 않은 무료 전시이기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지고 인도네시아의 풍경이 단번에 생각 나는 음악과 함께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전시회다.

라카페에서는 이전에도 '디레 디레', '카슈미르의 봄' 등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을 연 적이 있다. 항상 흑백 필름으로 구성되는 그의 사진전은 라카페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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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의 사진에는 꼭 노동과 평화라는 주제가 들어간다. '노동의 시인'이라고도 불리는 박노해 시인의 시에는 노동자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길 때가 많다. 뿐만 아니라 지구촌을 돌면서 평화 활동을 해온 그의 눈은 항상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자들에게 향하고 있다. 그의 사진을 보다 보면, 우리도 어느새 사진 속 그들의 모습에 빠져 들어 함께 하게 된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약자들을 바라봤던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 비록 그의 흑백필름이라는 방식이 다소 투박해 보일지 몰라도, 이 전시회에 참여함으로 그 이상으로 강한 무언의 메세지를 받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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