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준우승, 한국 축구 미래 밝힌 '황금세대'

즐기는 축구, 강요된 투혼 아닌 시스템으로 육성

김여섭 승인 2019.06.16 21:22 의견 0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대표팀

[선데이타임즈=김여섭 기자]16일 새벽(한국시각) 한국 대표팀은 폴란드 우치의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대회 결승전에서 전반 4분 이강인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 나갔지만, 전반 34분과 후반 8분에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에게 동점골과 역전골, 후반 44분에 헤오르히 치타이쉬빌리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1-3으로 패했다.

결과는 아쉽게도 우크라이나의 3-1 승리.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우승의 꿈이 눈앞에서 사라졌지만, 20세 이하(U-20) 대표팀 선수들은 결코 울지 않았다. 허탈함을 삭인 그들은 되레 경기를 마치고 다가오는 승자에 먼저 박수를 건넸고, 우승 세리머니를 끝까지 축하하며 승자를 예우했다. 대회 최고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거머쥔 이강인(18ㆍ발렌시아)은 “이 상은 한 팀이 받은 것”이라며 미소 지으며 “후회 없기에 우린 울지 않는다”며 웃어 보였다.

한국 축구에서 지금까지 이런 팀은 없었다. 어린 선수들은 정정용(50) 감독의 “멋지게 놀고 나와라”는 말을 온몸으로 실천하며 한국 축구 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비록 결승에선 졌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함과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16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결승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대회 내내 포기 할 줄 몰랐으며, 결과에 승복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지켜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국민들도 이젠 성적보다 그 과정을 중요시 여긴다. 어린 선수들의 성숙한 모습에 한밤의 응원전을 벌인 시민들은 우승을 놓친 열패감 대신 희열과 감동을 안고 밀린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대회 최우수 선수(골든볼)로 선정된 이강인 선수

밀레니얼 세대인 1999년~2001년생으로 꾸려진 U-20 축구대표팀이 보인 23일간의 여정은 위대했다. 세계 무대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고 즐기는 축구로 성큼성큼 정상에 다가선 선수 21명의 열정은 축구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지도자들의 소통과 지원스태프의 희생 등 모든 과정이 잔잔한 울림으로 남았다.

정정용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감독인 제가 부족했다. 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못해서 아쉽다”고 말했지만, 누리꾼들은 정 감독을 ‘명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누리꾼들은 정 감독의 인터뷰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감독님은 이미 대한민국 축구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이 됐다” “결승을 보게 해줘서 감사하다” “부족하다니, 충분했다. 상황별로 전술도 바꾸고 전략도 바꾸고 최고였다. 우리나라가 운이 없었을 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한축구협회 트위터 계정(@theKFA)도 “비록 패배했지만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U-20 월드컵 기간 최선을 다해 달려온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선수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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