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되는 일본 소녀상 철거 요청, '소녀상의 눈물'

이진솔 승인 2019.08.04 10:32 의견 0

계속 되는 일본 소녀상 철거 요청, '소녀상의 눈물'

위안부 소녀상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로 한일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독일의 한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전시된 10㎝도 채 안 되는 초소형 ‘평화의 소녀상’마저 기념관 측을 압박해 철거하도록 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4일 독일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인 코리아페어반트(Korea Verband)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초 베를린 북부 브란덴부르크 주의 소도시 라벤스브뤼크의 옛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Ravensbruck Memorial)에 ‘작은 소녀상’을 선물했다.

기념관 측은 의미가 깊은 선물이라며 같은 해 4월부터 기념관을 찾는 이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위치에 여러 작품과 함께 작은 소녀상을 전시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는 소녀상 전시 당시 기념관을 찾아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일본 대사관 측이 이를 알게 되면서 지난해 1월쯤 브란덴부르크 주 당국과 기념관을 상대로 항의하며, 전시물에서 이 소녀상을 제외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 대표는 "당시 기념관 측과의 통화와 이메일을 통해 주 당국과 기념관이 일본 측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 측의 전방위적이고 집요한 압박 속에서 기념관 측은 작은 소녀상을 전시 작품에서 제외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일본 국제 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관계자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의 일방적인 통보로 나고야시 아이치현 문화예술센터에서 개막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가 어제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중단됐다"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번 행사의 보조금 내역을 조사하겠다고 밝혔고 나고야 시장을 비롯한 지자체장까지 나서 전방위 압력을 가하고, 우익 성향 단체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사흘 만에 전시회가 중단됐다.

일본에서 전시 중인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되는 것은 2012년 도쿄 도립미술관 전시에서 20cm 크기의 모형 소녀상이 정치적 표현물이라는 이유로 철거된 데 이어 두 번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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