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의 탄소중립 목표, RE100을 넘어 CF100으로

선데이타임즈 승인 2023.07.27 18:56 의견 0
홍성희 자문위원

[홍성희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춘천시자문위원]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인 RE100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ESG 경영의 중요한 목표다. 하지만 RE100으로는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국제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CF100이다. CF100은 탄소 배출 제로(Carbon Free) 100%의 줄임말로, 24시간 일주일 내내 사용 전력의 전부를 무탄소 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뜻이다. 무탄소 에너지에는 풍력, 태양광, 수력 외에 원자력발전도 포함된다.

CF100은 전력 부문에서 탄소를 완전히 제거한다는 점에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과는 차이가 있다. RE100은 재생에너지로 수단을 한정한 반면, CF100은 풍력, 태양광, 수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발전, 연료전지 등을 포함 시킨다. RE100은 석탄·화력발전소를 통해 나온 전기를 사용해도 이행 주체가 연간 사용량에 맞는 재생에너지를 구매해 기존 전기 사용분을 상쇄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 반면 CF100은 24시간 무 탄소 전원으로 전기를 공급받아 탄소를 발생시키는 전력원으로부터 공급받는 전기를 0(zero)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ESG경영이 CF100으로 전환돼야 하는 당위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CF100은 RE100보다 더 엄격하고 야심 찬 기후 목표로, 실시간 전력조달, 지역 전력망을 통한 전력조달, 저탄소기술 고려, 청정 전력원 고려,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 고려 등 총 5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전력그리드 개선, 에너지 저장 기술, 그린 수소, 지열 및 첨단 원자력발전 등의 혁신을 가속화 할 수 있다.

둘째, CF100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을 포함하는 등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원의 조합을 허용한다. 이는 재생에너지 전력이 부족하거나 비싼 국가나 지역에서도 CF100을 달성할 수 있게 한다. 한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020년 11월 기준으로 6.7%에 불과하므로, CF100은 한국 실정에 더 적합한 목표일 수 있다.

셋째, CF100은 RE100과 달리 탄소 상쇄 수단을 통해 달성하는 탄소 중립이나, 연간 전력 사용량 이상의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를 통해 달성하는 RE100을 뛰어넘는 목표다. 이는 ESG 투자자들이 탄소 중립에 대한 요구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ESG 경영 수준을 높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신뢰도를 강화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의 탄소중립 목표는 RE100에서 CF100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CF100은 RE100보다 더 엄격하고 야심 찬 기후 목표로, 기업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혁신과 다양성을 촉진하고, ESG 투자자들의 요구와 사회적 책임에 부응할 수 있다.

세계적 위상을 갖춘 국내기업들은 이제 RE100을 넘어 CF100 분야를 이끌어 나가야 할 때이다. 지구의 기후 위기는 이제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겨놓지 않고 있다. CF100은 한국기업이 미래의 ESG시대의 리더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걸어야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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