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 뒷모습 몰카 무죄 판결, 성추행으로 보기 어려워

이지선 승인 2019.10.28 11:06 의견 0
롯데 홈쇼핑

버스 안에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하반신을 몰래 동영상 촬영한 남성이 항소심 끝에 무죄 판결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레깅스는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몰래 촬영이 피해자에게 불쾌감을 유발한 것은 분명하지만 성적 수치심을 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28일 의정부지법 형사1부(오원찬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원심은 벌금 70만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24시간 이수였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버스를 타고 가다 하차하려고 출입문 앞에 서 있는 B씨의 엉덩이 부위 등 하반신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8초가량 몰래 동영상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A씨는 현장에서 검거됐었다.

원심은 촬영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한다고 판단, 유죄로 인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달랐다.

A씨는 출입문 맞은편 좌석에 앉아 B씨의 뒷모습을 몰래 촬영했는데, 특별한 각도나 특수한 방법이 아닌 통상적으로 시야에 들어오는 광경을 그대로 촬영했다. 엉덩이 부위를 확대하거나 부각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레깅스는 운동복을 넘어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피해자 역시 이 같은 옷차림으로 대중교통에 탑승해 이동했다"며 "레깅스를 입은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적 욕망의 대상이라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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