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부의 ‘부동산 정책’ 조삼모사 정책인가?
선데이타임즈
승인
2024.07.31 17:40
의견
0
[김상교 철학박사]국토교통부는 25일 제1차 부동산 시장 및 공급 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하고 비아파트 공급 방안으로 신축 매입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결정했다. 지난 18일 정부의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 이후 결정으로 보인다.
최근 전세대란과 함께 아파트값의 상승은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 원인이다. 정부는 향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공급 물량이 충분하다며 지속적인 주택공급을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꾸준한 노력과 후속 조치 이행 결과, 올해 1∼5월 전국 아파트 착공은 9만 2,000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4% 증가했다"라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도 "건설시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재건축·재개발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신규 주택공급을 정상화하는 것이 서울 집값 하향 안정화의 최선 대책이라고 본다”라고 발언했다.
중요한 것은 집값 상승이 오늘내일 사이에 오르고 내리는 것이 아니며 바로 잡히지도 않는다. 집값 상승은 조짐이 있으며, 부동산 인·허가 통계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주택을 크게 나누면 아파트와 비아파트(다세대 주택, 연립주택, 다가구 주택, 다중주택 등)로 구분된다.
지금 전세대란과 집값 상승은 주로 아파트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맞아야 하는데, 공급이 절대 부족한 상태이고, 비아파트 주택에서 아파트 쏠림 현상이 생기면서 아파트는 품귀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족한 아파트를 조달하려면 인·허가 절차 2년과 시공서부터 완공 후 입주까지 3년으로 평균 5년이 걸리는데, 그 기간까지의 대안이 비아파트 주택이다.
박 장관은 올해 착공 신고가 작년에 비해 50.4%가 많다고 했는데, 입주에 걸리는 시간은 착공 신고 후 3년이라는 세월이 있어야 한다. 그에 따른 대안은 있는 것인가?
현재 주거 비율을 보면, 아파트는 약 52%, 비아파트는 48% 비율이다. 서민들은 대부분 비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그나마 비아파트 건설 공사 기간이 짧아 선택한 듯하다. 대안으로 정부에서 비아파트 매입 시 올해와 내년 2년간 준공된 신축 소형주택을 구입하면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산정 때 주택 수 산입에서 제외시킨다고 한다. 이것은 현재 상황을 무시한 정책이다. 지금 비아파트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일부 일탈 된 빌라 전세 사기를 비아파트 전체 전세 사기로 키워놓아 서민들을 보증금 공포에 몰아넣은 것이 원인이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비아파트의 보증금 안정에 관한 정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부동산가격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잡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2법 이후와 지금까지 4년간의 인·허가, 착공, 준공 신고 물량만 봐도 답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세 사기로 인한 여파로 분양이 안 되고 고금리로 인해 건설사는 줄도산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시공할 업체들도 심각하게 줄어든 상태다. 이에 따른 대안도 함께 나와야만 부동산이 안정될 것이다.
일부 일탈 된 전세 사기를 '침소봉대'시켜 비아파트 주거사다리를 걷어치워 놓고, 대안 없이 비아파트 공급계획과 세제 혜택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조삼모사의 부동산 정책이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는 서민의 몫으로 남는 것이다.
저작권자 ⓒ선데이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