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교 철학박사

[김상교 철학박사]지난 2월 14일 금융권 발표에 따르면 5대 금융권(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024년 당기순이익이 18조8742억 원으로 2023년(17조931억 원)보다 1조7811억 원(10.4%)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 5대 금융이 거둬들인 이자 수익이 50조 원을 넘었다.

1월 24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경우 2024년 12월 말 잔액 기준으로 총수신금리는 연 2.44%로 전월 말 대비 0.09% 하락했다. 그리고 총대출금리는 연 4.73% 전월 말 대비 0.04%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과 예금의 금리 차이가 2.29%로 금융권은 폭리를 취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시중금리는 떨어지고, 대출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5대 금융권이 거둬들인 이자 이익은 50조 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낼 수 있는 것은 순수 이자 수익이다. 지난해 10월과 11월 한국은행은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다고 하지만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대출금리를 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월 2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지만 가산금리 인하 속도나 폭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라고 밝히며, “기준금리가 내려오면 대출금리에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사들의 순익이 늘어난 것은 순전히 이자 수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5대 금융지주의 이자 수익을 보면 2023년 49조1236억 원이었고 2024년은 총 50조37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2496억(2.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금융권은 높은 금리로 호황을 누리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에도 내리기는커녕 되려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대출금리를 올리고 서민의 고혈(膏血)을 빨아 성과급 잔치를 하고 있다. 임직원에게 두둑한 성과급과 고액의 희망퇴직금으로 한몫 챙기고 있다. 또한 임금인상과 함께 기본급의 280% 수준인 성과급에 복지포인트나 현금 지급도 더해지는 그들만의 돈잔치를 하고 있다. 이들은 금융권을 업고 서민에게는 고리대금업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고리대금업 하면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이 떠오른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돈의 영향력은 매우 크고 중요하다. 은행들은 공정한 대출 접근성을 보장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금융권을 보면 빈자(貧者)와 부자의 차이가 나타나 ‘유전저리 무전고리’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법조계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정치권은 유권무죄, 무권유죄, 금융권은 유전저리 무전고리로 이어진다.

빈자와 부자를 넘어 주거인 주택을 비교해도 아파트와 달리 빌라, 연립다가구 주택은 대출금리의 출발선부터 다르다. 그렇기에 서민들은 금융권이 정해주는 최고 금리로밖에 금융권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서민 대출이용자들은 금융권이 서민을 이용해 많은 돈을 벌어도 원금과 이자 탕감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금리인하와 은행 문턱만 낮춰줘도 고마워할 것이다. 금융권이 고객을 대함에 있어 평등하고 공정은 다른 나라 이야기다. 악독했던 스크루지 영감일 뿐이다.

금융권의 주요 고객은 돈이 필요한 사람이다. 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고리대금의 갑질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고리대금업자 스크루지 영감은 따뜻한 심장을 가지고 있어 반성하고 개과천선하여 선한 영향력을 베풀기는 하였다. 개인이 아닌 조직인 금융권도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니 서민들을 위해 배려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