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4일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키다프(KIDaF) 춤사랑열린마당’이란 주제로 공연된 ‘너머의 시’에 선보인 ‘서클댄서(Circle Dancer)’

[선데이타임즈=이정은 기자]사유의 끝에 이르는 무의식에 의존해 추는 ‘스스로춤’, 전통성을 유지하면서 실증적 작품으로 몸의 가치를 연구하고, ‘몸의 존중’을 담아낸 ‘너머의 시’가 무대에 올랐다.

하혜석 예술감독(성신여대 대학원 외래교수, 사단법인 한국댄스플레이협회 상임이사, 김기인춤문화재단 상임이사)의 ‘너머의 시’가 ‘키다프(KIDaF) 춤사랑열린마당’이란 주제로 지난 10월 4일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공연되었다.

하 예술감독은 “‘너머의 시’는 공간적 경계를 넘어 내려놓기로 집착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며, “연희자들은 신성을 드높이며 마음의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나 현상과 진리의 경계를 넘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스스로춤’ 세상이 되기를 간구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간은 경계를 두르고 있으나, ‘너머’는 구원과 부활의 너른 평원이 펼쳐진다”라며, “‘너머의 시’는 삶의 언덕을 무력화한다. 움직임은 말의 부활이 된다.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상생과 소멸의 이야기를 춤으로 지켜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4일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키다프(KIDaF) 춤사랑열린마당’이란 주제로 공연된 ‘너머의 시’ 공연 무대

‘너머의 시’는 박성율 안무의 ‘스스로춤’, 하혜석 예술감독의 ‘서클댄스’로 구성되었다. ‘스스로춤’이라는 경전은 해설집으로 ‘서클댄스’를 갖추었다. ‘서클댄스’는 ‘스스로춤’의 정신을 쉽게 풀어내었다. 키르기스스탄의 산림 같은 초록 열정 위에 있는 경건의 사원에는 성직자와 구원자가 하나가 되고, 안내자가 절대자에게 평화로운 분위기를 알리는 광경이 펼쳐졌다. ‘너머의 시’는 뜨거운 상상과 빛나는 구성으로 가을날에 의미 있는 여름의 미토스를 보여주었다.

‘서클댄서(Circle Dancer)’는 원형(둥근 형태)으로 무용을 추는 댄서를 의미한다. 현대 무용가들이 원형 무대를 활용해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작품으로 협동성, 반복적 패턴, 공동체 정신이나 자연의 순환을 상징하는 특징을 갖기도 한다.

하혜석 예술감독의 ‘서클댄스’는 ‘스스로춤’의 형이상학을 낮은 단계의 대중적 친밀성으로 환치시킨다. 음악에 따라 다섯 개로 이루어진 춤은 동양과 서양을 오가며 무대를 열고, 이웃을 불러내어 흥겹게 놀면서 자유를 만끽하다가 중심으로 회귀하는 춤으로 구성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잇는 영적 언어로서의 춤은 ‘삼위일체의 조화와 순환’, 창조의 리듬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다. 영적 몰입과 초월감을 불러오는 춤은 집단적 황홀에서 영원성을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