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는 수업방식

권영출 승인 2017.06.24 17:54 의견 0

 

[윤리위원장=권영출]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태풍이 이제 학교 현장으로 방향을 틀면서, 현장 교사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초·중등교실에서 학습한 내용들이 10년 후, 15년 후에는 전혀 쓸모없을 수 있다.’라는 말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가?’하는 문제가 화두가 되었고, 이런 혼란의 와중에  ‘거꾸로 교실’ 수업 모델을 통해 학생들과 교사의 호응을 얻고 있는 모임을 찾았다.

 

23일 저녁 6시 학생들과 교사가 귀가한 서울여중 2층에는 형광등 불빛이 환하게 들어오고, 100여명의 교사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미래교육네트워크’ 소속 교사들과 함께 ‘거꾸로 교실’이라는 수업방법을 현장에 적용하고, 그 결과물을 오프라인상에서 공유하고 토론하기 위해 모임이다. 특히 프로젝트 수업일 경우에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해결방안들이 제시하는데, 이 과정을 지켜보는 교사들의 만족도와 성취감이 매우 높다고 했다.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서울여중 이선희선생님(국어)은 미국의 ‘Flipped Classroom(거꾸로 교실)’보다 확산 속도도 매우 빠를 뿐 아니라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방식으로 승화시킨 형태라고 자랑했다. ‘거꾸로 교실’ 수업 모델은 미국 콜로라도 주에 위치한 작은 고등학교의 화학교사였던 ‘존 버그만과 에렌 샘즈’가 수업에 자주 빠지는 운동부 학생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 동영상 강의를 따로 제작해 온라인으로 제공하면 시작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단순히 온라인으로 지식 전달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질 높은 토론, 분석과 적용 등이 다루어지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월등하다고 했다.

 

 

운영위원의 입장에서는 간식비 명목으로 5000원을 지불하면서, 저녁에 3시간 이상을 모여서 교학상장을 경험하는 밀도 높은 연수시간인데 정작 직무연수로 인정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날 교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현장에 참석한 서울시교육청의 김문호 장학사도 ‘늦은 시간에 김밥 한 줄로 저녁을 때우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하는 선생님들이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하면서, 앞으로 교육청이 이런 좋은 학습연수 모임이 확산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피력했다. 그리고 운영진에서 기대하는 ‘직무연수’ 학점 인정에 관해서도 관련규정을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참여 교사들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다양했으며, 전공도 국어, 수학, 미술, 음악 등 등 모든 교과를 망라하고 있어서 융합교육의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수학시간에 이루어지는 학습기법을 음악에 활용해 보겠다는 어떤 선생님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질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학습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다운 교실혁신과 수업혁신은 정책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선학교의 선생님들을 통해 시작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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