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치인은 왜 필히 독서를 해야 하는가?

선데이타임즈 승인 2019.07.30 16:13 의견 0

[선데이타임즈=오양심 주간]‘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스스로 수양하고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두 가지 기본 소양이다. 유교의 경전인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인 사서 중, 대학의 도(道)가 밝힌 팔조목에서, 수기(修己)는 자신의 인격을 완성하는 공부이며, 치인(治人)은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세상을 다스리는 공부를 말한다.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는 말도 있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다섯 수레에 실을 만큼의 책을 읽어야 한다. 여자의 사회진출이 활발한 남녀평등시대가 아니라, 여성상위시대가 도래되었으니, 여자도 남자 못지않은 다독(多讀)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국민은 시정잡배보다 못한 타락한 정치인을, 차마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인은 각성해야 한다. 책에서 지혜를 얻지 않고, 술자리에서 얻어듣고, 길거리에서 주워들은 속어를 서슴없이 내 뱉으며, 때리고, 부수고, 깨지고, 피가 터진,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염치불고 정치판에 뛰어들어서야 되겠는가? 독서를 통해 스스로 성찰하고 문제의식을 느낀 후, 정치현실에 응용하는 자라야, 비로소 바른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답 맞추기 교육을 통과하여, 명문학교를 나왔다고 해도, 책과 가까이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갈고 닦지 않으면, 한낱 시정잡배(市井雜輩)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일부 부끄러운 정치인처럼, 인류의 삶은 시행착오의 연속선상에서 전개되고 있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나간 일을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성이 문제로 제기된다. 옛것을 제대로 알아야 새로운 것을 안다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새것을 알기 위한 기본 정신이다. 그래서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움을 아우르는 진선미(眞善美)라든가 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인 효도와 같은 인류 보편적인 진리는,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변함이 없다. 다만 그것을 추구하는 방법만이 시대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가 있는 것이다.

18세기 박지원에 의해 제창된 법고창신(法古創新), 19세기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 1894년 갑오경장 이후 제기된 구본신참(舊本新參)의 논리는 모두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인식에 근거한다. 20세기 우리나라는 밀려드는 외세와 여러 강대국에 의해서 제국주의의 틀 속에 함몰되었고, 근대화의 거센 물결에 휩쓸리고 말았다. 그 결과 1세기 이상, 미국과 일본 등 강대국의 각축장이 되어 오늘날까지 표류하고 있다.

정치인들이여! 우리나라를 다시 살려 내는 정신은, 경전과 역사를 씨줄 날줄로 엮은 경경위사(經經緯史)정신이다. 정치인부터 독서에서 배우고 익혀, 외세의 긴 터널을 빠져 나와야 한다.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에서 하루빨리 선진국으로 격상시키려면, 분단이 되지 않은, 식민지 이전 시대의 역사를 진지하게 탐구해야 한다. 유학과 성리학으로 자신을 수양하고 성찰해야, 독서로 인격과 덕망이 갖추어져야, 시국평천하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선데이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