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천재 홍서원,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영국 UCL 대학 진학

김현진 승인 2021.09.18 16:24 의견 0
영국 UCL대학에 합격한 홍서원 학생

[선데이타임즈=인터뷰)FN투데이 김혜령 기자/편집)김현진 기자]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완연한 가을 분위기가 느껴지는 지난 15일 오후, 영국 런던의 전통 명문 UCL(University College London)대학 진학을 앞두고 출국 준비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당차고 야무진 18세 소녀와의 기분 좋은 만남을 가졌다.

5살 때 부모님과 함께 중국 산동성에 위치한 웨이팡 지방으로 유학길을 떠나 그곳에서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으며, 최근 영국의 명문 UCL대학 전기전자공학에 지원하여 합격한 홍서원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이민생활을 시작하였지만,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편하다는 본인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인터뷰 내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보여주었다.

이는 오랜 시간을 외국에서 살았지만 한국인으로서 한국어가 기본이고 가장 중요하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따라 초등학생 때부터 한국어, 중국어, 영어로 일기를 쓰며 꾸준히 언어를 익힌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민 생활 초기에는 여러모로 부모님의 걱정이 앞섰지만 본인은 나이가 어려 오히려 쉽게 적응했고, 우려했던 언어장벽도 다행히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서원 학생의 타고난 언어 재능은 중국에서 학비를 지원받으며 현지 방송국에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고, 한편으로 특집 방송에도 출연해 동시통역사로 활동할 정도의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밝은 성격과 적극적인 활동으로 현지에서 유명세를 치르며 드라마, 영화 출연 제의를 수차례 받는 등 주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성장했으나 주위의 지나친 관심과 사랑을 걱정했던 엄마의 결단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모든 외부활동을 중단하고 공부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이후 중국 로컬 중학교를 졸업하고 현지 명문 국제고등학교에서 영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며 영어실력을 쌓았으며, 그러한 노력으로 영국 입학 시 필요한 점수를 이미 취득한 것은 물론 진학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차분히 해나갔다고 밝혔다.

뛰어난 언어 재능과 감각이 타고 났지만 정작 본인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은 수학이라고 했다. 그녀는 학교 대표로 선발되어 외국에서 주관하는 수학경시대회에 참가하여 다수 입상하였고 줄곧 수학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이런 그녀는 어려서부터 책을 유난히 좋아해 책벌레, 독서광으로 불렸고, 평소 스스로 알아서 학생의 본분을 지키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공부해서인지 공부가 가장 쉽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당찬 모습에서 18세 어린 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홍서원 학생에게도 마냥 행복한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갑작스런 아버지의 사망으로 어린 나이에 큰 슬픔을 겪었다고 했다.

당시 힘들고 어려운 현실과 마주친 그녀는 한국으로의 귀국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넓은 세상에서 배움의 큰 기회를 잃고 싶지 않아 한국으로 복귀하는 엄마를 따라가지 않고 이후 엄마 지인 집에서 생활하며 학업을 이어갔다고 했다.

초등학교 6학년 어린 학생답지 않은 과감하고 소신 있는 결단에 놀라움과 짠함이 함께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자도 해외 유학파 출신으로 타국에서 그녀가 겪었을 외로움과 두려움, 걱정과 불안, 혼자 남겨진 서운함과 서러움을 경험했기에, 어리고 연약한 학생이 버겁게 감당했을 모든 것을 생각하니 그동안 힘들었을 그녀의 삶이 오버랩되었다.

그 시절 그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었다고 한다. 외롭긴 했지만 주위에 친구들이 많아 위로가 됐다며 웃는 그녀의 모습에선 순수한 맑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세상에서 본인이 유일하게 존경하는 사람은 일찌감치 한국과 중국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살아온 그녀의 어머니였다고 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엄마를 따라 양로원, 요양병원, 정신지체장애우 단체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따뜻한 손을 잡아주며 봉사를 통해 보람을 느끼면서 엄마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홍서원 학생이 홀로 중국에 남아 독하게 공부하고 적극적인 학교생활을 했던 이유는 세계적인 명문 대학에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쌓고 선진문화를 접하며 성장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오랜 유학생활로 한국 대학에 특례 입학이 가능했다. 하지만 한국 대학에 특례로 입학하기보다 본인 실력으로 원하는 대학에 당당히 합격하고 싶어 영국 대학에 진학을 원했으며, 미래 비전을 보고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IT 분야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기전자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홍서원 학생은 “공대생으로 대학생활을 보내게 되었다. 영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를 해야 하지만 그동안 유학생활이 몸에 익숙하여 힘들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열심히 노력하여 좋은 성과를 만들 것이다. 물론 전공 이외의 공부와 영국에서 다양한 분야도 많이 경험하고 싶다”며, “졸업 후에는 전공을 살려 한국에서 전기전자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 그리고 이 분야에 전문가로 성장하여 한국 기업의 발전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말로 자신의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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