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누구를 위한 유류세 감면인가”

- 유류세 182원 깎아줬는데, 가격은 69원만 인하?
- 정유사는 역대급 이익, 정부는 세수 하락, 소비자 혜택은 제한적
- 용 의원, “정유사 배불리는 유류세 인하, 대책 필요”

윤석문 승인 2022.06.30 10:29 의견 0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선데이타임즈=윤석문 기자]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유류세 감면이 기름값에 절반도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유류세 인하만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기름값 대책에 의문을 표시했다.

용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6월까지 휘발유 유류세 인하액 182원은 69원, 경유 인하액 129원은 53원만 소비자가에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유사는 유류세 인하 후 마진이 대폭 늘어나 사상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수혜가 에너지기업에게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기름값 급등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계속해서 치솟자 올해 5월 1일부터는 추가로 10%를 더해 총 30%를 감면하고 있다. 그러나 기름값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이에 법정 최대폭인 37%까지 유류세를 인하하는 조치까지 꺼내들고, 법률 개정을 통해 추가 인하까지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유가 변수를 빼고 주유소 기준 기름값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유류세 인하 후 6월 16일까지 휘발유 가격은 직전 동기간 가격에 비해 리터당 평균 69.1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세금인하액 182.0원의 38.0%에 불과하다. 경유의 경우는 52.9원 하락해 세금인하액 128.6원의 41.1%에 그쳤다.

용 의원은 “시장이 유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시장 구조에서 유류세 인하로 정유사가 이전보다 더 높은 마진을 반영해 대응해도 석유수요는 호응해 줄지 않는 시장상황이 원인”이라며, “이론적으로 유가의 가격탄력성 특성상 유류세 감면 시 소비자잉여 혜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커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과점적 지위로 가격결정력을 가지는 정유사가 공급자잉여 몫을 더 가져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류세 인하조치 후 6월 2주까지 리터당 두바이유 가격과 휘발유 세전공급가의 차이는 270.7원으로 직전 동기간에 비해 93.5원 상승했다. 경유의 상승폭은 월등히 높아 164.0원에 달한다. 이는 정유사들이 원유가격의 상승 수준에 비해 더 높은 마진을 책정한 공급가로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했으며, 유류세 인하의 상당부분을 높은 마진으로 회수함으로써 시중가격 인하 효과를 크게 제약시켰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정유사 마진은 유류세 인하 후 크게 늘었다. 정유사들의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마진 추이를 대략적으로 보여주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Singapore gross refining margin)은 2021년 11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2022년 5월에는 배럴당 27달러에 육박한다. 11월 평균정제마진의 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정유 4사(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4분기 2조원, 올해 1분기는 역대 최고인 4.2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6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손실을 포함한 영업이익은 29.6조원에 달한다. 정제마진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2분기 역시 1분기에 버금가는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용 의원은 “누구를 위한 유류세 감면인가”라며, 유류세 인하의 수혜를 정유사가 집중적으로 가져가고 있는 현실을 우려했다. 주무부처인 산자부 석유정책과나 기재부 환경에너지세제과 모두 유류세 인하의 정책효과에 대한 체계적 분석 보고서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용 의원은 “정책효과가 불명확한데, 무슨 자신감으로 유류세 인하만을 내세우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용 의원의 분석을 기준으로 할 때 휘발유 유류세 573원을 전액 감면할 경우 실제 소비자가 하락은 218원에 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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