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간병인 대란, 방치하면 심각한 문제 대두···대안 마련해야

선데이타임즈 승인 2024.08.23 14:38 의견 0
김상교 철학박사

[김상교 철학박사]대한민국이 저출산으로 인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그리고 2025년에는 노인인구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예상되며, 간병 및 육아와 관련된 돌봄 서비스 등에 심각한 인력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시는 가사 도우미 시범사업으로 100명의 여성들(필리핀 정부가 인증하는 돌봄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들로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소지자)이 들어왔다. 하지만 가사 도우미와 함께 간병인 도우미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노인 돌봄 서비스는 가사 도우미보다 더 심각하기 때문이다. 간병은 고령화에 따라 일반 가구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높은 비용 문제로 가족 불화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돌봄 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의 조사 연구에 의하면 “월평균 간병비(370만 원)는 고령가구(65세 이상) 중위소득의 1.7배 수준이며, 육아 도우미 비용(264만 원)도 30대 가구 중위소득의 50%를 상회하는 실정”이라며, “이와 같은 높은 비용 부담은 비자발적 요양원 입소, 여성의 경제활동 제약, 저출산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돌봄 서비스직 노동 공급 부족 규모는 2022년 19만 명에서 2032년 38~71만 명까지 늘어나고, 2042년 61~155만 명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 있다”며, “이로 인한 가족 간병의 증가는 2042년 GDP의 2.1~3.6%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돌봄 서비스 노동 공급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 오고 있는데,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정부의 간병인에 대한 안일한 정책은 심각한 화를 부를 수 있다. 간병인 문제는 우리나라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북유럽국가 등의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심각하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외국인 간병인을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외국 사례를 통해 우리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우선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의 외국인 간병인 도입 사례를 보면, 일본은 고령화 사회로 인해 간병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00년부터 개호(介護 돌봄, 간병) 보험제도를 도입하고, 2008년부터 외국인 간병인 제도를 도입하여, 외국인 노동자를 간병인으로 유치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필리핀은 3년, 베트남·인도네시아 2년의 간호 실무 경험자 등에게 응모 자격을 주고 자격을 갖춘 간병인들이 입국 후 6개월 동안 일본어 교육과 간병 기술 교육을 받도록 한다. 이후 일본의 요양시설에서 기초 연수를 받고 근무하며, 일본 체류 기간에 ‘개호 복지사’ 자격을 취득하도록 한다, 취득하지 못할 시에는 본국으로 귀국하고, 자격을 취득하면 일본에 개호 복지사로 취업할 수 있다. 일본은 이런 식으로 간병인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던 시절, 인력 송출 사업으로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보내 경제적 기틀을 마련해 주었던 독일의 사례를 보면, 외국인 간병인을 위한 ‘간병인 비자’ 제도를 통해 간병인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 제도는 외국인 간병인이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경우 독일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비자를 발급하고, 독일은 이 제도를 통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간병인들을 유치하며,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파독 간호사는 1966년 제1차 128명이 독일행 비행기를 탔고, 이후 1976년까지 1만여 명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독일로 건너가 근무를 했던 역사도 있다.

대한민국도 간병인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간병인 도입을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간병인의 대다수가 방문취업 H2 비자, 재외 동포 F4 비자인 조선족이 간병업무를 맡고 있어 많이 부족한 상태다. 이제는 외국인 간병인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비자를 간소화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한국어와 간병 기술을 교육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문화 교육 및 사회 통합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통해 간병인과 환자 간의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외국인 간병인을 도입하는 것과 함께, 국내 간병인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다변화하여 장기적으로 간병인 수급을 안정시키는 방안도 필요하다. 간병인 부족 문제는 단순한 인력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과 관련된 중요한 이슈이다. 외국인 간병인 도입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간병인 이민 제도도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 대다수 간병인은 대만의 사례를 보면 99%가 여성이었다. 이와 함께 국내 인력 양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간병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용화되고 있는 AI인공지능 로봇의 활성화도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저작권자 ⓒ선데이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