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림 의원(동작구의회)

[김영림 동작구의회 의원]분열(分裂)의 끝은 공멸이다. 그럼에도 대선에서 패배했던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에서도 이전투구로 보수 몰락의 길을 가고 있다. 이인동심 기리단금(二人同心 其利斷金)이라고 했다. 함께 힘을 합해도 힘든 싸움인데,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침몰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오월동주 리더십이다.

‘오월동주(吳越同舟)’는 본래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적대 국가였던 오(吳)나라와 월(越)나라의 관계에서 유래된 고사성어로, 서로 원수지간이더라도 위기가 닥칠 때는 같은 배를 타고 힘을 합쳐야만 살 수 있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비록 상대방과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라도 공동의 목표나 긴급한 상황에 닥치면 기존의 감정을 내려놓고 협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렇듯 오월동주는 갈등이나 대립보다는 협력과 상생을 통한 문제 해결의 지혜를 말한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경쟁자를 동반자로 만드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을 뒷배로 둔 제네럴모터스(GM)와 손을 잡으며 현지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 것이다.

자동차 산업은 단순히 제조업을 넘어 IT, 친환경 에너지, 자율주행 기술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이에 현대는 미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정 회장은 기존 경쟁사뿐만 아니라, 기술 기업이나 스타트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전기차를 넘어 세계가 추구하는 친환경 흐름에 올라타야 하는 상황에서, 정 회장은 경쟁 관계보다는 실리적 협업을 선택한 것이다. 뿌리 깊은 대립을 초월해 주주, 파트너사, 심지어 잠재적 경쟁자들과도 ‘같은 배’를 타겠다는 정 회장의 경영 철학은 현대자동차그룹을 세계적인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치 세계에서도 오월동주 리더십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분열의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서로 다른 계파와 이념, 그리고 상호 비방의 목소리가 도를 넘고 있다. 이는 하나로 뭉쳐 미래로 나아가야 할 당의 방향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권 내부의 싸움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 국민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내고 민생 회복에 앞장서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각기 다른 정치적 견해와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라도, 국가 발전이라는 ‘공동의 배’에 탑승했다면 지금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국민의힘 울타리에 몸을 담고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함께 협력하고, 상대와의 대립에 전열(戰列)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러나 오월동주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함에도 갈등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한 집에서 같은 이불을 덮고 누워서도 동상이몽을 꿈꾸는 정치인들이 함께 당을 하고 있다면 그러한 당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작금의 국민의힘이 이러한 교훈을 가슴에 새기지 않고 지금처럼 행동한다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전국 정당으로서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침몰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불필요한 내부 경쟁이나 권력 다툼을 과감히 내려놓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협력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처럼 국민의힘에 소속된 모든 정치인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로 노력한다면 민심은 돌아올 것이며,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하나가 된 국민의힘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