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림 동작구의회 의원]최근 국회 법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현 법사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두고 나경원 의원에게 “윤석열 오빠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라고 한 발언 장면은 국민에게 씁쓸함을 안겼다. 사적인 자리의 농담이라면 모를까, 국회 공식 회의장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다르다. 전 대통령과 현 동료의원을 조롱하는 듯한 언사로 국회를 희화화했고, 국민에게는 피로감만 남겼다.
정치는 결국 말로 드러난다. 품격 있는 언어는 신뢰를 낳지만, 가벼운 언어는 불신을 키운다. 정치인은 농담 한마디조차 개인의 말로 끝나지 않는다. 국민 앞에서 한 말은 기록으로 남고, 곧 정치 전체에 대한 평가로 이어진다. 옛말에 “엎질러진 물은 다시 거둘 수 없다”는 복수불수(覆水不收)라는 말이 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아무리 해명해도 되돌릴 수 없고 주어 담을 수가 없다. 그만큼 언어에는 책임과 절제가 필요하다.
국민은 지금 심각한 불경기, 치솟는 물가와 함께 잘못된 부동산 정책 등으로 주거 문제, 불안한 노후 문제 등으로 좌불안석이다. 그런데 정작 국회는 정책 논의보다 조롱과 희화화로 시끄럽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 공간에서 지도급 정치인이 던진 가벼운 언사가 국회의 품격을 얼마나 허물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구화지문(口禍之門)-입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고 혀는 제 몸을 베는 칼’이라고 한다. 정치 불신과 환멸은 바로 이런 데서 싹트는 것이다.
정치는 결국 대안 경쟁이다. 조롱이 아닌 논리로, 비웃음이 아닌 정책으로 겨루어야 한다. 현명한 국민은 더 이상 혐오와 조롱의 언어를 용납하지 않는다. 정치인은 말로 흥하고 말로 망한다. ‘복수불수’와 ‘구화지문’이 말해준다.
현명한 국민은 더 이상 혐오와 차별적인 언어를 용납하지 않는다. 정치인은 말로 흥하고 말로 망한다. 말의 고삐를 단단히 잡지 않으면 그 말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국회가 품격을 잃는 순간, 국민은 등을 돌린다. 지금부터라도 말의 무게를 되찾고 정쟁이 아닌 대화를 통해 타협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원하는 국회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