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 부총장, 정보는 자유를 지키는 중요한 기능이다

세계 어떤 나라도 정보영역을 제한하는 국가는 없다

윤석문 승인 2019.07.03 16:14 | 최종 수정 2019.07.03 16:21 의견 0
동국대학교 한희원 교무부총장

[선데이타임즈=윤석문 기자]국가경영에 있어 자유민주주와 자유질서를 지켜내는데 국가정보가 막중한 가치라는 것을 법률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국가정보가 단순히 대통령과 국정원장 사이에 나누는 밀담 정도라 생각하기 쉽다.

한희원 부총장이 국가정보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또한 우리나라에 전무했던 국가정보의 소중한 가치를 학문적 영영에서 다루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앞섰기에 미국 유학생활 동안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국가정보법에 대해 공부했으며 파고들었다고 밝혔다.

김상교 발행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한희원 부총장(좌측)

정보를 멀리한 대통령은 성공할 수 없다
국가정보법을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소개한 한희원 부총장은 “정보의 영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심리, 스포츠 등 사회활동의 전 분야에 있어 필요하며, 정보를 공부한다는 것은 기술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분야를 통틀어 핵심적인 가치를 알아야 하고 그러한 핵심적 가치를 알아야 정보를 연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국가정보는 국가를 경영하는데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개인 및 조직은 정보 없이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인류가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오래된 직업이 정보분야”라고 소개했다.

이어 “경쟁이 있으면 경쟁을 이기기 위한 정보가 필요하다”며, “정보를 멀리한 대통령은 성공할 수 없다. 정보가 없으면 어둠 속에서 국가를 경영하는 것”이라고 정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국가정보기구의 4대 임무는 ‘정보수집, 정보분석, 방첩공작, 비밀공작’이다. 이 네 가지를 해야 주권국가의 국가안보를 지킬 수 있다. 그리고 주권국가의 국가안보를 지킨다는 것은 무한경쟁시대에 국가의 존속, 발전, 명예와 위신을 확보해 주기 때문에 국가정보기구는 중요하다. 물론 수집한 정보는 정보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보가 필요하다. 전쟁이 일어나면 군인이 나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시기에 대외 경쟁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최우선이다. 때문에 정보기구와 정보원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정보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한희원 부총장

정보에 대해 올바른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
한 부총장은 “처음 미국으로 유학을 갔을 때는 이민법에 대해 공부를 했다. 대한민국에 없던 법과목 가운데 이민법이 있었으며, 실용학문인 미국의 이민법은 이민자 할당에 계산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지도교수인 스캇 베이츠의 과목 가운데 국가안보법(national securiry law)이 있었다. 국가안보법은 전쟁선포권, 국가정보, 국방관련법제 등의 영역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국가정보법 영역에 흥미를 가졌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사실 한 부총장의 미국 유학 당시에 우리나라에는 정치 관련 서적은 많았지만 국가정보법과 관련한 서적은 전무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유학을 마치고 국가정보법과 관련한 내용을 학문적으로 알리기 위해 책을 저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급변하는 우리나라 정치 환경에서 정보는 ‘정권 수단, 인권 침해, 악의 수단’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정보에 대해 올바른 이해와 접근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정보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이유 등으로 민주화 논쟁에서 보면 대한민국에서는 정보를 악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 부총장은 “민주화되고 개방된 사회라 하더라도 정보기구의 역할은 시민사회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시민사회를 들여다보지 않고는 정보가 성립될 수 없다”고 했으며, “정치인들에게 접근하고자 하는 악의 세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개인에 대해 파악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시민사회를 바라보는 정보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개인에 대해 정보활동을 하면 ‘개인사찰’, ‘인권침해’ 등의 이유를 들어 정보활동을 못하게 한다. 하지만 정보는 개인이 타겟(Target)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개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악의 세력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 보호차원에서도 지속적인 정보활동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캠퍼스를 둘러보고 있는 한희원 부총장

정보수집의 제한은 국가경영에 있어 한 축을 포기하라는 것
한희원 교수의 좌우명은 ‘정직하라’이다. 때문에 자신은 “우회적으로 이야기 못하는 성격이라 정치인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 세대는 후회 없이 잘먹고 잘살았다. 당시 고생은 했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길이 열렸던 시대를 살았다. 하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국가정보를 연구하고 세계의 흐름을 나름대로 판단해보니 ‘우리 자녀들이 글로벌 무한경쟁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라는 걱정이 앞선다. 우리 자녀들은 풍족한 삶을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덜 풍족하고 어두운 미래에서 살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먼저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그리고 “국가 정보를 대한민국에 올바르게 전파하기 위해 저술을 시작했다. 유학당시에는 이민법과 난민법에 대해 많이 저술했으며, 국가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정책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고 소개했다.

치열한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보활동과 정보의 중요성이 끊임없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정보를 왜곡하거나 정보에 대한 편견으로 세계 경쟁에서 뒤처지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보의 가치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소중한 정보활동에 대해 국가적인 노력과 국민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한 부총장은 “대한민국에는 국가정보 개념이 곡해되어 이해되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 정보기구 운영이 잘못되어 있고, 종사자들도 정보의 역할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거나 샐러리맨처럼 일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며, “우리나라는 열강에 둘러싸여 있고, 북한과는 체제경쟁을 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리고 부존자원이 없어 수출을 하며 먹고 사는 국가의 입장에서는 국가정보 없이 국가를 운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능력 있고 유능한 젊은이들이 올바른 정보의 길에 들어와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정보를 ‘정치정보’와 ‘군사정보’ 두 가지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데, 정보는 경제, 환경, 보건, 미래세계에 대한 예측정보가 훨씬 넓고 중요하다. 미래예측정보가 미래에 어떤 일을 할지 제시하는 것이 국가정보의 역할이기에 정보에 대한 중요성과 개념에 대해 정확히 이해를 해서 정보를 활용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동국대학교에서 바라본 남산타워와 한희원 부총장

특히 한 부총장은 “정보 없는 국가경영은 나침판 없이 망망대해를 해쳐 나가는 것과 같다”며, “해외의 정보기구는 우리나라의 대통령과 정치인 그리고 경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확보하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성향 및 활동에 관한 정보를 데이터화해서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에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면 우리는 사찰 등의 이유로 국정원이 역할을 못하고 있지만, 외국에 대해서는 정치적 성향과 정체성을 파악하고 예측을 하여 국가가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가가 올바른 방향에서 제대로 갈 수 있다”며, “정보수집, 분석, 방첩공작, 비밀공작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그리고 세계 어떤 나라도 정보영역을 제한하는 국가는 없다. 정보수집에 대해 제한을 하는 것은 미래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할 국가경영에 있어 한 축을 포기하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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