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의원, 한국관광공사 2021년 1083억 파산규모 채무상환시기 도래···12년째 무대책

-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에도 불구 12년간 원금 상환을 위한 계획조차 없어
-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채무 면제 안 되면 파산위험 인정

김혜정 승인 2020.10.17 15:52 의견 0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사진=공동취재단>

[선데이타임즈=김혜정 기자]오는 2021년 1,080억 규모의 남북협력기금을 갚아야 하는 한국관광공사가 원금 상환에 대한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송파을)이 10월 16일(금) 한국관광공사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국민 혈세로 조성된 기금에 대한 공사의 소위 ‘먹튀’시도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001년 남북협력기금으로부터 총 900억을 대출받았지만, 2008년 박왕자씨 피살사건 이후 12년 동안 금강산 사업이 중단됨으로써 수익을 내지 못했다. 오는 2021년 공사의 원금납부 상환기한이 도래했지만, 총 6차례의 납부유예 요청만 한 채, 원금 상환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배현진 의원은, “공사에서 통일부에 2028년까지 상환기한을 미루고 이자탕감까지 요청했으나 통일부가 난색을 표한 상황”이라면서“만약 상환기한을 미룬다고 하더라도 지난 6년간 적자를 반복해 온 공사가 1,080억에 달하는 부도 수준의 금액을 갚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면 수익이 날 것이고 남북교류기금을 갚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남북교류가 재개되지 않는다면 기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파산위험을 인정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남북협력기금으로 최초 대출을 받은 900억 중, 2008년 이전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119억에 달하는 금액을 갚았다. 하지만 이후 원금과 이자 상환을 지속적으로 연기해온 나머지 2021년 갚아야 할 이자만 228억으로 불어난 것이다. 지난 2018년 ‘준시장형 공기업’에서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유형이 변경된 만큼, 공사의 직무유기로 조성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의 혈세가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의원실에 제출한 남북협력기금 운용관리규정 제11조 항목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해당규정은 자신의 귀책 사유 없이 기금에 대한 원리금의 상환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채무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배 의원은 이어 “한국관광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금강산 관광사업은 공사가 ‘관광전문 공기업으로서 경영의사 결정에 참여했다’고 명시했다”면서“공사에서 명시한 조항에 따르면 분명한 귀책사유가 발생한 것인데, 보고서에 조항을 명시한 것은 통일부·문체부 등 상급부처의 지시에 의해서라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관광공사가 관광전문 공기업으로서 경영의사를 주체적으로 참여했다면, 남북협력기금 운용관리규정에서 강조하는 귀책사유에 해당하며, 모든 부채를 갚아야 한다.
 
반면, 상급 부처의 지시로 산하공기업으로서 어쩔 수 없이 사업에 참여했음이 인정될 경우 귀책사유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으나, 2001년 당시 김대중 정부가 공사에 무리한 사업 추진을 지시했다는 비난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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