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타임즈=윤석문 기자]올여름 짧은 기간에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가유산 피해를 보수하기 위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훼손된 국가유산이 장기간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지정·등록유산 재난피해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풍수해와 화재 등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국가지정·등록유산이 51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가유산의 재난피해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긴급복구예산이 부족해 제때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여름철 집중호우로 ▲세계문화유산인 공주 공산성은 공산정 부근 만하루 침수, 금서루 하단 토사유실 등의 피해를 입었고, ▲사적으로 지정된 익산 입점리 고분은 고분 좌측 법면이 유실됐고, ▲국가등록유산인 칠곡 매원마을은 승산댁 대문채가 붕괴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아직 복구가 진행 중이다.
특히 올해 여름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돼 호우와 산사태, 토사 유실 등으로 인한 국가유산의 직·간접 피해가 우려된다.
최근 3년간 지자체에서 여름철(6월~8월) 태풍과 호우 등으로 피해를 본 국가유산 복구를 위해 신청한 금액을 살펴보면, 2021년에는 19억 3,400만 원, 2022년에는 55억 3,000만 원, 2023년에는 73억 900만 원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추가 피해 최소화를 위해 훼손된 국가유산 복구가 신속히 이뤄져야 하는데, 장마가 시작되기도 전인 5월 말 현재 국가유산 긴급보수비 예산 총 40억 7,600만 원 가운데 32억 9,500만 원이 이미 사용되어 올해 남은 사업비가 7억 8,100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긴급보수 사업비가 지원된 39건 가운데 11건이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를 본 국가유산 복구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올해 장마철 국가유산이 훼손되어도 예산 등의 문제로 내년에나 복구공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다가올 여름철 풍수해 피해를 남은 긴급보수비 예산 7억 8,100만 원으로 모두 복구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묻는 김승수 의원실의 질의에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답변했다.
김승수 의원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는데, 재난·재해로 피해를 입은 국가유산 복구공사가 예산 부족 등으로 신속히 추진되지 못해 추가 피해와 멸실까지 우려된다”며, “진행 중인 복구공사는 장마철 전에 최대한 완료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유산 피해를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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