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헌신' 공공병원…진료는 정상화됐지만 경영은 위기

강서윤 승인 2023.12.20 09:30 의견 0
서울의료원 전경<사진=서울의료원>

[선데이타임즈=강서윤 기자]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발 벗고 나선 공공병원들이 코로나 종식 이후 오히려 경영악화로 인한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 특히 정부로부터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되어 일반 환자들을 전원시키고 코로나19 환자 진료에만 집중했던 공공병원의 경영 위기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공공병원들도 심각한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공공병원들은 평상시 시민을 위한 일상 진료와 일반 의료기관이 수행하기 어려운 다양한 공공의료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사스와 신종플루, 메르스 등 감염병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관련 환자 진료에 투입되었으며, 지난 3년여 동안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도 코로나환자를 적극 진료했다.

그리고 전담병원 해제 이후 현재는 모든 업무가 정상화되어 코로나 이전과 같이 지역사회 및 의료취약계층 환자 진료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난 2년 반 넘는 전담병원 활동에 의한 일반진료 공백의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병원들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전담병원 운영으로 기존 입원환자를 전원시키고 일반진료가 축소되면서 어쩔 수 없이 병원을 떠난 이용객 수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겪고 있는 병원의 수익성 악화다. 진료환자수 감소가 장기화하면서 공공병원들은 경영 위기에 처해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모든 병상을 소개하고 감염병 전담병상으로 운영하고 외래진료 역시 대폭 축소되면서, 오랫동안 병원을 다녔던 단골 이용객들 대부분이 타 병원으로 이탈하게 되었고 여기에 신규 환자 유입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진료는 정상화되었지만, 이용객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전담병원 당시부터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병동의 핵심 인력인 숙련 간호사가 코로나 대유행 당시 중수본에서 채용한 파견직 간호사와의 임금 격차와 업무 난이도 문제 등으로 이탈하고 그 자리를 신입 간호사들로 채워져 있어 사실상 정상적인 진료와 병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남희 비상임이사는 “저희가 오로지 국가와 서울시에서 코로나 환자를 봐야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환자들을 다 다른 병원으로 안내했다. 그때 환자분들이 나갈 때 저한테 그렇게 악담하셨다”며, “우리가 약자라서 이렇게 내쫓는 거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저희가 환자분들께 진짜 코로나 환자를 봐야 하므로 어쩔 수 없다’라고 설명해 드리고 하긴 했지만. 그때 저희가 서울시에 분명히 100% 소개하는 건 너무 힘들다고 말씀드렸다”라는 말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술하시는 의사 선생님들이 계셨다. 수술을 멈추면 수술하던 손기술이 굳어간다는 우려 때문에 수술하는 병동을 조금 놔줬으면 좋겠다. 그런 환자들은 입원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저희가 서울시에 그렇게 요청을 드렸지만 그게 다 무산이 됐고 그래서 100% 환자를 소개했었다”라며, 코로나 당시 입원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 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의사 선생님들도 떠나고 간호사들도 떠나고 지금 현재는 신규 간호사를 받아서 겨우겨우 지금 유지하는 상황”이라며, “지금 소문이 흉흉하다”라는 말로 어려움에 처한 병원의 현실에 대해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대응에 나선 공공병원이 현재의 심각한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안전하게 위기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환자의 전원이 쉽지 않은 병원 특성상 전담병원 운영으로 인한 후유증이 원상회복이 되기까지의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 장기간에 걸친 지원을 통해 다시 공공병원의 체력을 길러내야 새로운 감염병 재난이 닥쳤을 경우 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보건복지부 등 중앙정부의 공공병원에 대한 지원 대책과 실행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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