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학교 1주년 기념행사, '실수대첩'

최고관리자 승인 2018.12.13 20:54 의견 0

[윤리위원장=권영출]  12월 13일(목) 오후 5시부터 금천구 독산3동 남부순환로 128길에 위치한 ‘모두의 학교’가 1년간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동아리들과 ‘실수대첩’이라는 색다른 기념행사를 열었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은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하다.’는 뜻이지만, 더 나가서 ‘누구나 학생이 되고 선생님’이 되는 학교가 있다.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선생님이 되어 가르칠 수 있고, 현직 교사도 학생이 되어 배울 수 있는 실험적 공간이 바로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에서 지원하는 ‘모두의 학교’이다. 2017년 10월 ‘서울은 학교다’라는 슬로건 아래 개관한 이후 1년의 기간을 마무리하는 특별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시민이 만드는 진짜학교 플랫폼’이라는 정체성답게 모두의 학교는 다른 평생교육시설과 달리 프로그램을 시민들이 직접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다시 말해 누구나 원하는 수업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시도가 늘 성공적인 결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특히,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도를 하다 보면 반드시 실수와 후회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실수와 실패의 경험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지 이야기 해보는 ‘실수 대첩’은 그래서 의미가 컸다.

 

 

수능시험에서 저지른 한 번의 실수로 1년을 재수해야 하는 학생들도 있다. 실수와 실패가 부정적 꼬리표가 되는 세상에서 대놓고 실수를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현존하는 ‘아이언맨’이라 불리는 남자, ‘테슬라’의 CEO였던 엘런 머스크는 ‘실패는 옵션이다. 실패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충분히 혁신을 이룰 수 없다.’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그래서 일까 ‘자신들의 실수’에 대해 부끄러움 없이 발표하고, 듣는 이는 공감하고 박수로 격려하고 웃으면서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민학교 스타트업’이란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학교를 뜻하는 ‘시민학교’와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신생 기업을 지칭하는 ‘스타트업’의 합성어다. 시민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충분한 경험이 없는 시민들에게 실패는 다반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실수 대책’이란 행사가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서로 위로하고 새 힘을 얻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총 6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했고, 음반 판매량 1억5천 만장을 돌파하여 작곡가로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빌리 조엘도 ‘우리가 하는 독창적인 일은 실수뿐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모두의 학교 1년을 가득 채운 우리들의 피, 땀, 눈물어린 시행착오의 대서사시’라는 멘트가 어색하지 않는 ‘실수 대첩’ 기념행사가 팍팍한 경제로 위축된 시민들에게도 위로의 메시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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