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해고 공포, 항공업계 직격탄 맞아

- 밑바닥 비정규직 및 하청노동자는 사각지대에 놓여
- 기내청소 노동자, “도덕성과 기본적인 노력 등에 분노 느낀다”
- 5월 실업률, 21년 만의 최고치 기록

윤석문 승인 2020.06.18 18:13 의견 0
인천국제공항

[선데이타임즈=윤석문 기자]코로나19가 발생하고 7개월이 지났다. 사실상 셧다운에 들어간 인천공항의 5월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6% 감소했다.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정상화까지 몇 년이 걸릴지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항공업계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분류하고 3조 2천억 원이 넘는 지원금을 쏟아 붓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들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을 해고하거나 무급휴직으로 희생을 강요했다.

5월,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를 청소하는 하청업체 노동자 8명이 해고됐다.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은 인원이었다. 정부는 고용을 유지하고 임금의 70%를 주는 기업에게 지급한 임금의 최대 90%를 지원해주는 고용유지지원 정책을 내놓았다. 신청하면 최소 7개월 동안 해고 없이 이 상황을 버틸 수 있다. 해고된 이들이 바라는 것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이었다. 처음 회사는 4월부터 6개월간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겠다고 했으나 체불임금 소송으로 지원금 신청이 불가하다며 번복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답변은 ‘체불임금과는 관계없이 지원 가능하다’는 것. 또한, 신청할 수 있다고 해도 경영의 악화로 조금도 부담할 여력이 없다는 회사는 아시아나 항공의 하청업체들, 즉 ‘K시리즈’라고 불리는 계열사 중 하나로 수익은 공익재단인 아시아나 문화재단으로 배당한다. 실제로는 같은 그룹에서 지배하는 회사, 아시아나는 고용유지 책임을 다하려 했는지 등에 대해 방송이 나섰다.

아시나아 항공의 김계월 기내청소 노동자는 “함께 살아보려고 하는 기업의 도덕도 없고, 인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전했다.

해고 바람은 다른 밑바닥도 강타했다. 지난 12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인수합병 소식이 들려왔다. 이스타항공은 수습 부기장들에게 복직과 훈련 재개를 약속하며 무급휴직을 요구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더 이상 항공기가 뜰 수 없게 되자 회사는 곧바로 수습 부기장 80명 전원 계약을 해지했다. 정직원 전환을 한 달 앞둔 상태였다. 그들의 바람은 하나, 해고 철회. 양 항공사 줄다리기에 또 다른 희생자는 이스타항공 기장이다. 3월부터 밀린 체불임금과 기약 없는 상황으로 무급휴직 중인 이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한순간에 실업자가 될까 걱정하는 이들은 무사히 하늘 위로 돌아가길 바랄 뿐이다.

이스타나항공 수습 부기장은 “꿈이었는데... 조금만 더 하면 할 수 있었는데...언젠간 다시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품고 있다“며 말문을 흐렸다.

코로나19 이후 5월 실업률은 2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원금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복잡한 지원제도와 사업주 선의에 맡겨야 하는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현 국면을 ‘경제 전시상황’으로 규정하고 고용안전망 구축을 강조했다. 지금, 항공업계에 일어난 해고 바람과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지 못하면 더 큰 바람이 사회 전체로 불어올 것이다.

KBS <시사직격>에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흔들리는 현장의 위기와 문제점 그리고 해고 공포로부터 안전하고, 장기적으로 나아갈 방법 등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방송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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