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미래 통합당에 대한 제언

선데이타임즈 승인 2020.04.20 18:57 | 최종 수정 2020.04.21 17:39 의견 0
이용구 전 중앙대학교 총장

[이용구 전 중앙대학교 총장]21대 총선이 민주당의 유례없는 압승으로 끝났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행정·사법·입법·언론 등 모든 권력기관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자유 대한민국의 미래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정권이 되었다. 반면에 미래 통합당은 선거의 완전한 참패로 패닉 상태가 되었다. 미래 통합당이 선거 5일이 지난 지금까지 정신차리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기울어진 선거 판에서 전체 투표자들의 41.5% 득표를 한 미래 통합당은 이제 이번 총선의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 평가하고, 2년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선과 지방 선거를 철저하게 준비하여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미래 통합당의 패인은 여러 요인들이 있겠으나, 가장 핵심적인 패인은 유권자들을 무시한 오만한 공천과,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선거 공약부재, 그리고 선거 전략 부재 라고 생각한다. 우선 오만한 공천은 지난 3년여 동안 탄핵의 광풍에서 온갖 고통을 감내하면서 최선을 다하여 오늘날 미래통합당의 근간을 이룬 당협위원장 수십명을 경선에도 참여 시키지 않고 공천에서 배제하였다. 이렇게 충성스러운 당협위원장들을 내친 공천을 보면서 누가 당에 충성할 것이며, 이런 정당에게 일반 유권자가 어떻게 표를 줄 수 있는가? 그리고 선거 공약에 있어서도 유권자들이 기억할 수 있는 미래통합당의 공천이 있었는가? 또한 선거 전략에 있어서도 민주당은 민주연구원이 통신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하여 족집게 선거 운동을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어떠한 선거 전략을 세웠는가?

위 패인들을 근간으로 2022년도 대선과 지방 선거를 대비하여 미래통합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본다.

1.우선은 당명이다. 정당의 당명은 그 정당이 지향하는 국정방향을 함의적으로 품어야 한다. 그런데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미래통합당’이라는 당명이 내포하고 있는 함의는 무었인가? 차라리 자유한국당이 더 바람직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아가 미래통합당이 지향하는 정치 목표와 핵심 가치를 확실하게 정립하여 당헌·당규를 재정비 하여야 한다.

2.정당의 근간은 지구당과 이를 구성하고 있는 당원이다. 지난 탄핵으로 사분오열되었던 보수우파 정당은 이번 총선의 명분 없는 통합과 무원칙 공천을 통하여 당의 근간인 지구당 조직이 상당부분 와해 되었다. 금년도에 시급하게 해야 될 일이 전국적으로 253개 당협을 완전하게 정비하는 것이다. 우선 각 지구당을 책임질 당협위원장들을 엄정하게 선발하여 위촉하여야 한다. 당협위원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지역구의 조직 현황을 분석하고 어떤 전략으로 이념을 공유하는 강한 지구당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당협위원장들이 지구당을 재정비할 로드맵을 제시한 후에는 당무감사를 통하여 각 지구당의 로드맵 이행 상황과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렇게 공정한 평가를 하여 일정 수준 이상인 지구당위원장들은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차기 공천에 최소한 경선에는 참여 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로 보장하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당협위원장들이 최선을 다하여 지역구를 책임지는 건실한 지구당을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당원들이 주인의식과 자긍심을 갖도록 하여야 한다. 당의 근간은 당원조직이다.. 중앙당에서는 미래 통합당이 지향하는 정치 이념을 분명하게 정립하고 이를 전체 당원들이 동지의식을 가지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각 지구당별로 그리고 중앙당 차원에서 당의 교육 제도를 통하여 당의 이념과 핵심가치를 확실하게 공유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각 종 선거에서 출마하는 후보자들을 선발하는데 일정 부분의 결정권을 보장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당원들은 당비 납부 등 당원으로서의 책무와 공직 선거 후보 결정에 참여하는 것과 같은 권리를 동시에 갖게 되어 당에 대한 주인의식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

4.다음은 여의도연구원의 혁신이다. 여의도연구원은 한때 우리나라 최고의 정당 씽크탱크의 모범으로 매우 활발한 정책분석과 개발을 하였던 기관이었다. 이제 여의도연구원이 미래통합당의 진정한 브레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여의도연구원장을 이에 합당한 정책·전략 전문가로 위촉하고 전체적인 조직을 확대 재편하여 진정한 정책·전략 조직으로 재정비 해야 한다. 그리고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 기능을 다시 활성화 하여 수시로 국민들의 여론 동향을 파악하여 그 내용을 정책 결정에 반영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5.우리나라 보수우파 정당은 지난 70년 동안 우리 사회의 주류를 지켜왔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유권자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노쇄한 꼰대의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최근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젊은 자유우파 청년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2-30대와 호흡을 맞추기 위하여 그들의 관점에서 우리나라 미래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젊은 우파 청년들에게 당의 정책수립과 의사 결정 등 당권을 상당 부분 넘겨 주어야 한다.

6.그리고 당 사무총장에 대하여서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당의 사무총장은 당의 조직관리와 예산 회계 등 당의 모든 살림을 책임지는 자리이다. 이렇게 중차대한 자리에 지역구관리와 의정활동 등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현역의원이 사무총장이 되다 보니 당의 조직·회계 관리가 제대로 운영 될리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당의 조직 체계는 2,30년 전의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제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시대에 맞도록 당의 조직과 운영 체계를 확 바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의 사무총장을 현역의원이 아닌 대기업에서 퇴직한 50대의 HR 전문가를 영입하여 봉사해 달라고 부탁을 하여야 한다.

7.그리고 2022년도 대선과 지방 선거대비 선거 전략 로드맵을 지금부터 준비하여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중요한 요인이 선거의 핵심 아젠다를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4차산업 혁명기에는 일부의 천재들이 다수의 국민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시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의 사회 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지원 정책이 불가피하다.  이를 포퓰리즘으로 매도하고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면 어떠한 선거에서도 유권자들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기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이러한 다수의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유권자들의 행태와 사고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각종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2022년도 선거에서는 빅데이터 분석 방법을 활용하여 유권자 중심의 미래 지향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미래통합당이 이와 같이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시대에 앞서는 조직체계를 갖추고, 여의도연구원을 명실 상부한 세계 최고급의 정당 정책 기구로 재정비 하며, 모든 당원들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당의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동지들로 다시 태어난다면,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꽃인 빅데이터 선거운동 기법을 도입하여 유권자들 중심의 선거운동을 한다면, 2022년도 대선과 지방 선거에서는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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